나신평 "주주환원에 생산적금융까지…은행 자본관리 부담 가중"

기사등록 2026/09/10 06:00:00 최종수정 2026/09/10 06:32:24

4대 지주 자회사 배당금 4년 새 5.2조→9.9조…은행 의존도 확대

4대 지주 생산적금융 350조 이상 공급…RWA 증가 압력 확대

"당장 신용도 하방압력 제한적…중장기 자본완충력 차별화 가능성"

[서울=뉴시스] 시중·지방은행지주의 배당금 유입액과 은행 배당 비중 추이. (사진제공=NICE신용평가)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확대와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가 맞물리면서 은행권의 자본관리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배당 확대에 따라 내부 자본 축적 여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금융 확대가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NICE신용평가의 '가중되는 은행권 자본관리 부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은 견조한 실적에도 자본적정성 개선세가 둔화되고 있다. 주주환원 확대와 RWA 증가가 중첩되면서 자본비율을 추가로 끌어올릴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은 지난 수년간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기업여신 성장을 바탕으로 이익창출력을 높였다. 늘어난 이익을 내부에 유보하면서 자본적정성도 개선됐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

주요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지난해 3분기 고점을 기록한 뒤 4분기 하락 전환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전반적으로 이전 고점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우선 금융지주의 주주환원 확대가 은행의 자본 축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의 평균 총주주환원율은 2023년 30% 초중반에서 지난해 40% 초중반까지 상승했다. 금융지주들은 중장기적으로 총주주환원율을 5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지주는 자체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제한적인 만큼 주주환원 재원의 상당 부분을 핵심 자회사인 은행의 배당에 의존한다. 지난해 금융지주 연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4대 시중은행지주 평균 74%에 달했다.

실제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지주의 자회사 배당금 유입액은 2021년 5조2123억원에서 지난해 9조8565억원으로 4년 만에 8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에서 받은 배당금은 같은 기간 3조4828억원에서 7조4339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체 자회사 배당금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66.8%에서 75.5%로 높아졌다.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한 자본 투입도 은행의 배당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혔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각각 1조3000억원, 3000억원 규모로 인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KB금융이 KB증권에 1조7000억원, 우리금융이 우리투자증권에 1조원을 각각 증자했다.

나신평은 이 같은 비은행 부문 투자 재원 역시 상당 부분 은행의 배당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은행의 내부유보와 자본 축적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시중·지방은행의 총여신 및 위험가중자산(RWA) 추이. (사진제공=NICE신용평가)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여기에 생산적금융 확대도 은행의 자본관리 부담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은행의 외형 성장이 기업여신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정부의 생산적금융 확대 기조까지 더해지고 있어서다.

2021년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대 시중은행의 가계여신은 13.5% 증가한 반면 기업여신은 53.3% 늘었다. 특히 대기업 여신은 105.7%,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일반 중소기업 여신은 61.6%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여신 증가율은 13.3%에 그쳤다.

기업여신은 주택담보대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시중은행에서는 여신 증가와 RWA 증가가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21년 3월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결과 올해 6월 시중은행의 총여신 지수는 134.4, RWA 지수는 133.4를 기록했다. 총여신이 34.4% 늘어나는 동안 RWA도 33.4% 증가한 셈이다.

앞으로 생산적금융 공급이 본격화하면 RWA 증가 압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2030년까지 93조원 이상 규모의 생산적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84조원, 우리금융은 82조4000억원을 공급할 예정으로 4대 지주의 계획을 합치면 350조원을 웃돈다.

나신평은 국민성장펀드와 첨단전략산업 육성, 성장기업 지원 등을 위한 기업여신 확대가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되는 익스포져 증가를 수반하면서 은행권의 RWA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적금융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정책적 지원 대상 기업에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대출 증가에 비례해 수익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시중·지방은행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과 보통주자본비율(CET1) 추이 및 전망. (사진제공=NICE신용평가) 2026.09.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지방은행은 수익성 둔화와 자산건전성 저하가 자본관리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아이엠·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5개사의 올해 상반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79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1% 감소했고, 총자산순이익률(ROA)도 0.67%에서 0.57%로 하락했다.

지방은행 5개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21년 말 0.4%에서 올해 6월 말 1.1%로 상승했다. 나신평은 지역경제와 지방 부동산시장 침체로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면서 잠재 부실 현실화와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본관리 부담 확대가 당장 은행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2026~2028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평균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60% 안팎의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평균 보통주자본비율도 시중은행은 지난해 말 15.0%와 유사한 수준을 이어가고, 지방은행은 지난해 말 14.6%에서 하락하더라도 하락폭이 0.6%포인트 이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나신평은 "자본 축적을 제약하는 대내외 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개별 은행의 전략적 대응 역량에 따라 중장기적인 자본완충력의 차별화가 진행될 수 있다"며 금융지주의 자본정책과 개별 은행의 자본 축적 수준, 자본적정성 유지 여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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