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유묵 '독립' 귀환 사실상 불발…경기도, 13억 반납

기사등록 2026/09/09 16:14:43
[서울=뉴시스] 지난 2024년 10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5주년 기념 특별전 '안중근 書'에서 안 의사가 순국 전 중국 뤼순 감옥의 일본인 간수에게 써 준 '獨立'(독립) 유묵이 공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경기도가 지난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추진했던 안중근 의사의 유묵 '독립(獨立)' 귀환이 사실상 불발됐다.

9일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통해 안중근 의사 유묵인 '독립(獨立)'과 '장탄일성 선조일본(長歎一聲 先弔日本)' 구입 예산 37억원을 세우고 귀환에 힘써왔다.

안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직접 써서 일본인 간수에게 건넨 '독립'은 '나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죽는다'는 굳센 신념을 응축한 작품이다. 교토 류코쿠 대학이 일본인 간수의 후손으로부터 위탁받아 보관 중이다.
 
도는 '독립' 구매를 위해 필요한 26억원 가운데 13억원을 추경을 통해 확보하고 13억원은 도민이 참여하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소장자가 매각 의사를 철회하면서 크라우드펀딩 절차도 추진하지 못해 사실상 귀환이 어려워졌다.

이 같은 상황에 경기도의회에서는 경기도의 무책임한 사업 추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시현(동두천1) 의원은 지난 7일 경기도 제2회 추경 심의에서 "유묵 '독립' 환수 사업이 사실상 중단됐음에도 관련 예산 13억원이 장기간 사용되지 못하고 묶여 있다"며 "유묵 환수는 사실상 중단됐는데 경기관광공사를 통해 평화센터 조성·운영에 10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는 유묵을 들여와 파주 DMZ(비무장지대) 지역에 조성한 '안중근 평화센터'에 전시할 예정이었다. 안중근 평화센터는 19일 개관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광복 8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시점에 유묵 귀환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일본 내부 상황 등으로 인해 '독립'을 들여오지 못했다"며 "사업 기간이 올해까지인데 연장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남은 예산을 반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안중근 평화센터' 관련해서는 "유묵 진품을 전시할 수는 없지만 임진각 평화누리 내 2층짜리 카페 건물 2층에 유묵 영인본 전시, 영상 교육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지난해 귀환에 성공, 대중에 공개됐다. '장탄일성 선조일본'은 '큰 소리로 길게 탄식하며 일본의 멸망을 미리 조문한다'는 뜻으로 죽음을 앞두고도 흔들림 없었던 안 의사의 기개와 역사관, 세계관이 담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경기도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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