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파병 검토 영향?…이란 사법부 수장, 내주 방한하려다 돌연 취소

기사등록 2026/09/09 15:30:14

내주 아·태 대법원장 회의 참석차 방한 추진

행사 일주일 앞 돌연 취소…이란 체제 2인자

[빈=AP/뉴시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란 내 2인자로 꼽히는 사법부 수장이 다음 주 열리는 대법원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하려다 돌연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이란 국기. (사진=뉴시스DB) 2026.09.09.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란 내 2인자로 꼽히는 사법부 수장이 다음 주 열리는 대법원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하려다 돌연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골람호세인 모흐세니에제이 이란 사법부 수장은 오는 16~19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하기로 했으나 이날 돌연 불참을 통보했다.

이 회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법부 수장들이 모여 각국의 사법제도와 사법 선진화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아시아태평양법률가협회 로아시아(LAWASIA) 총회와 연계해 열리며, 한국이 개최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란 측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대법원의 2025 연례 보고회에 참석한 우리 대법원 고위급으로부터 국제대회 개최 소식을 들은 후 초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정치적인 성격을 띠지 않는 초국가적 다자회의라는 성격을 고려해 이란 측 요청을 수용하기로 하고, 발표 등 참석 방식을 조율해 왔다.

이란이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면 1985년 아태대법원장회의가 처음 열린 이후 첫 참석이 될 예정이었다.

이란 측이 불참하기로 한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모흐세니에제이 사법부 수장이 갖는 지위와 이란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이번 불참 통보는 최근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 지원을 위한 파병을 검토하는 데 따른 영향이 있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정국가인 이란에서 사법부 수장은 성직자가 맡는다. 사법부뿐만 아니라 사정기관에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체제 수호 역할을 해, 최고지도자의 최측근으로 평가된다.

임기는 5년으로, 모흐세니에제이 수장은 지난 7월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칙령을 통해 재임명됐다. 이란 내 보수파·강경파로 최근까지 대(對) 미국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이번 회의에서도 사법행정 관련 발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비판 내용을 포함하겠다고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의 성격을 고려해 주최 측이 만류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올해 아·태 대법원장 회의에는 약 40개국 대법원장 및 대법관, 11개 국제기구 등에서 250여명이 참석해 회의 창설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릴 예정이다.

16일 로아시아 연차총회 전체회의와 대법원이 처음 주관하는 세종법률문화상 1회 시상식이 열리며, 본회의와 부대행사는 17~19일 진행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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