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전망은 연말 85달러…확전 여부가 유가 변수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중동 지역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연료비 부담이 늘어난 가운데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미 CBS뉴스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페르시아만과 홍해에서 공격이 확대될 경우 국제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100달러에 육박한 수준에서 약 20%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브렌트유는 이날 장중 배럴당 99.46달러까지 오른 뒤 97.85달러로 내려왔다. 두 달 전 가격(약 72달러)과 비교하면 35% 이상 뛴 수치다.
이번 유가 상승에는 중동 긴장 고조가 영향을 미쳤다. 미군이 지난 5일 이란 유조선 3척을 공격한 데 이어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것이다.
글로벌 정치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그룹은 "페르시아만의 미국·이란 충돌과 사우디아라비아·후티 반군 간 대립,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유가는 미국 경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브라운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달 8일까지 미국 소비자가 추가로 부담한 연료비는 1000억달러(약 133조7900억원)에 달한다.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550억달러, 경유로 450억달러가 각각 늘었다.
특히 경유 가격은 노동절(9월 첫 월요일)에 갤런당 5.9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유는 화물 운송과 건설, 농업, 철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가격 상승이 상품 운송비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번질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물가 지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5.4%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배럴당 120달러 전망은 중동 확전 시 가능한 시나리오다. 골드만삭스는 기본 전망에서 브렌트유가 연말 배럴당 85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0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두 가격 모두 기존 전망보다 5달러 높여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선진국의 상업용 석유 재고가 크게 줄지 않았고 중동산 원유 수송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공급 차질에도 유가 전망을 큰 폭으로 높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전쟁이 끝나면 공급 증가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페르시아만의 원유 생산량이 전쟁 이전보다 하루 100만 배럴 늘어날 경우 내년 브렌트유가 60달러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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