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시간→3시간 축소…추경 삭감 땐 중단
작업량 저하로 일감 제공업체·작업장 철수도
[청주=뉴시스] 임선우 기자 = 김영환 전 충북지사의 노인일자리 역점사업인 '일하는 밥퍼'가 존폐 기로에 섰다.
예산 부족으로 노인들의 참여 시간이 반토막 난 데다 여름철 작업효율 저하로 일부 업체가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일하는 밥퍼 사업이 6월 중순에서 8월까지 혹서기 축소 운영을 한 데 이어 이달부터 예산 부족에 따른 축소 운영에 돌입했다.
당초 전통시장, 복지관, 종교시설 등에서 매주 월~목요일 오전반과 오후반을 나눠 3시간씩 운영하던 방식을 거두고 하루 3시간짜리만 운영한다.
농산물 다듬기, 공산품 조립 등 하루 3시간 소일거리를 하고 온누리상품권 1만5000원을 활동실비 명목으로 받던 노인과 장애인 등의 참여 횟수는 월 16회에서 8회로 줄어든다.
이마저도 추경예산 15억원이 9월 도의회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충북도는 연말까지 하루 3시간짜리 운영 예산을 추경에 세웠으나 도의회에서 삭감되면 10월부터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이달까지 편성된 예산은 76억원이다.
최근엔 운영상 허점도 불거졌다.
여름철 축소 운영에 따라 농산물 전처리 작업량이 감소한 농산물 가공업체와 작업장 각 1곳이 8월 말을 끝으로 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다.
도내 일하는 밥퍼 작업장 2곳에 깐마늘 꼭지 제거 일감을 맡기던 이 업체는 다른 식품업체에 매달 일정량을 납품해 왔는데, 오후반 폐지와 지난해보다 1주일 더 늘어난 폭염 휴무일(2주) 탓에 납품 물량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일감의 70여%를 맡기던 한 작업장이 정산자료 부실 제출로 9월부터 작업장 일시정지에 돌입해 농산물 전처리를 할 수 없게 됐다.
업체 관계자는 "날씨 변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나 작업장 축소 운영이나 작업장 행정명령 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일감 제공업체가 져야 한다"며 "공산품 참여업체는 대부분 자동화시설을 갖춰 날씨 변수에도 대응할 수 있는데, 농산물을 수작업으로 해야 해 축소 운영에 대한 타격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사업 취지는 좋으나 운영과 관리 측면에서 현실과의 괴리가 존재한다"며 "또다시 피해 업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업체는 밥퍼 사업에서 동반 철수한 한 전통시장 작업장과 개별 계약을 해 기존 노인들에게 일감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도 관계자는 "여름철 축소 운영은 모든 업체에 사전 안내하고 협조를 구한 사항"이라며 "납품 물량 감소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용한 도지사직 인수위원회에서 일하는 밥퍼의 운영 주체를 도가 아닌 시·군 중심으로 개편할 것을 권고한 만큼 내년도 사업 방향이 크게 바뀔 수 있다"며 "참여업체 철수 문제도 다시 한 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일하는 밥퍼 사업은 김영환 전 지사 재임 시절이던 2024년 시범사업을 거쳐 2025년 4월 조례 제정 후 본격화했다.
도내 60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이 농산물 전처리와 공산품 조립 등 소일거리를 하고, 그 대가로 시간당 5000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이나 지역화폐를 받는 생산적 복지 모델이다.
작업장에 일감을 맡긴 업체는 전처리 비용에 해당하는 만큼의 상생기부금을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지정 기탁해 사업비로 보탠다.
누적 참여자 78만명을 기록한 이 사업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에서 지방정부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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