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5억 주택대출' 오늘 시행…경기 남부 매수세 자극하나

기사등록 2026/09/01 12:00:00

동탄 0.54%·기흥 0.63%…사업장 인근 집값 강세

동탄 거래 81.2%가 85㎡ 이하…84㎡ 중위가 11.8%↑

중개업계 "10억 미만 중심…2~3개월 전부터 문의"

[화성=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부가 이달 1일 동탄을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시행한 이후 아파트 거래가 급감했지만 동탄역 인근 주요 단지의 호가는 20억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GTX-A 개통과 삼성전자 주택자금 대출지원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집값을 떠받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21일 경기 화성시 동탄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2026.07.21. km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삼성전자가 무주택 임직원에게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려주는 주택대출을 시행하면서 동탄·기흥 등 경기 남부 주택 시장이 받을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사업장 인근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폭을 키우는 가운데 금융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직접 적용받지 않는 자금까지 공급되면서 일대 매수세를 한층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주거안정 지원 대출 신청을 받는다. 임직원 본인과 배우자가 모두 무주택인 경우 매매가 25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수 있다. 다만 수도권과 광역시 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만 지원 대상이다.

◆ 경기 남부 집값 다시 오름세…"2~3개월 전부터 문의"

대출 시행을 앞두고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경기 남부 아파트값은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 화성시 동탄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54% 올라 직전 주 상승률(0.12%)의 네 배를 웃돌았다. 삼성전자 기흥사업장이 있는 용인시 기흥구도 같은 기간 상승률이 0.33%에서 0.63%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동탄은 사내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주택 범위가 넓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신고된 동탄 아파트 거래 6309건 가운데 전용 85㎡ 이하가 5123건으로 81.2%를 차지했다.

최근에는 지원 대상 면적과 이를 넘어서는 주택 간에 가격 흐름도 엇갈렸다.

전용 85㎡ 초과 아파트의 중위 거래가격은 올해 1~6월 8억7500만원에서 7~8월 8억1000만원으로 7.4% 내렸다. 반면 전용 85㎡ 이하 중위가격은 같은 기간 6억8000만원에서 6억9700만원으로 2.5% 올랐고, 전용 84㎡대는 7억6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11.8% 상승했다.

현장에서도 삼성전자 임직원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동탄역 인근의 한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남동탄이나 목동의 10억원 미만 아파트로 문의가 들어온다"며 "신혼부부 같은 실수요자는 동탄역 인근 15억원대 단지보다 가격 부담이 덜한 곳부터 알아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7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이후 전반적인 거래가 주춤했지만, 10억원 미만 단지부터 다시 매수 문의가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 사내대출 관련 거래가 본격화하면서 청계동 안쪽 단지의 매수세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라며 "규제 발표 전과 비슷한 값에 거래되거나,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사내대출을 노린 매수 움직임은 접수일 이전부터 감지됐다. 동탄의 또 다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직원의 매수 문의는 성과급과 사내대출 얘기가 돌기 시작한 2~3개월 전부터 이어졌다"며 "일부 매수자는 대출 시행 전에 계약금부터 넣고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했다. 이어 "계약금은 일단 마련해 두고 잔금까지 두 달가량 여유를 둔 뒤 잔금일에 맞춰 대출을 실행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상승은 실제 거래로도 확인된다. 청계동 '시범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4.0' 전용 84㎡는 지난 6월 26일 14억9700만원에 거래된 뒤 8월 7일 15억2000만원에 신고돼 2300만원 올랐다. 영천동 '동탄역센트럴자이' 전용 84㎡ 역시 7월 1일 12억3000만원에서 8월 8일 14억원으로 1억7000만원 뛰었다.

반도체 기업 임직원의 구매력 확대가 경기 남부 주택 수요로 번진 사례는 SK하이닉스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 이슈노트 '반도체 수혜지역의 소비는 어떻게 될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 거주자가 지난 2월 동탄에서 사들인 부동산은 45건으로 전년 동월(12건)의 약 네 배에 달했다. 올해 2~7월 매입량도 158건으로 전년 동기(69건)의 두 배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성과급과 사내대출로 임직원의 자금 여력이 커지면 임차 수요 일부가 매매 수요로 돌아서고, 기존 주택 보유자의 갈아타기 수요까지 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자금 여력이 생기면 세입자의 주택 구매가 늘고 기존 집을 처분해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움직일 수 있다"며 "동탄이 분당·용인 수지 등과 같은 규제지역으로 묶인 만큼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가 경기권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bsg0510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