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서 폭행당해 숨진 80대 女…가해자 가족·원장 "우리 책임 아냐"

기사등록 2026/09/01 11:20:00 최종수정 2026/09/01 12:00:24
[서울=뉴시스] 요양원에 머무르던 80대 여성이 남성 입소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서울=뉴시스]이지우 인턴 기자 = 요양원에 머무르던 80대 여성이 남성 입소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JTBC '사건반장'은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던 여성 A씨의 제보를 보도했다.

삼남매 중 큰딸인 A씨는 어머니가 경증 치매 증상을 앓자 포천의 한 요양원에 모셨다. 면회를 할 때마다 어머니는 A씨에게 "한 남성 입소자가 돌아다니면서 욕을 한다"고 말했고, A씨는 "대응하지 마라"고 답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지난 4월7일 오전 8시30분께 요양원 원장의 연락을 받았다. "119를 불러야 한만큼 급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A씨는 급하게 요양원을 찾아갔다. 당시 어머니는 눈에 멍이 든 채 인사불성인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진료 결과 A씨의 어머니는 외상성 뇌내출혈 및 두개골·안면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A씨 가족은 "수술을 안 하면 돌아가실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급하게 수술을 결정했다.

A씨는 CCTV 영상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확인했다. 복도를 돌아다니던 남성 입소자가 A씨의 어머니 방으로 들어왔고, 어머니가 항의하자 해당 남성은 밖으로 나가서 문을 막았다. 실랑이가 이어지던 도중 두 사람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남성 입소자가 어머니를 넘어뜨렸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는 바닥에 머리를 부딪혀 뇌진탕 증세를 보였다.

A씨의 어머니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중환자실에 머무르다가 일반 병실로 이동했지만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4개월 동안 병상에서 지내던 그는 결국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가족들과 함께 합의문 초안을 만들었다. 합의문에는 '병원비를 지불할 경우 그 외의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가해자의 아들은 "아버지가 가해자로 표현돼서 가슴이 아프다"며 합의를 거절했다. 그는 "아버지는 중증 치매 환자고 요양원에 맡겼으니 요양원의 책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요양원 원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며 "요양원은 1대1 케어가 아니기 때문에 알아서 하셔야 하고, 관련 판례도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A씨는 "죄송하다는 사과도 없이 발뺌을 한다"며 "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한편 유가족 측 변호사는 "두 사람 사이의 마찰은 지난해 가을부터 있었고, 요양원 측도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라며 "사건 발생 3주 전에도 마찰이 있었지만 충분한 보호·분리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 결과 사고 직후 신고까지 50분이 걸렸다"며 "초동 대응도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A씨는 지난 5월 해당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올렸다. 사연을 접한 포천시청과 노인전문기관이 해당 요양원을 조사했고, '요양원의 방임 학대'로 판단했다.

시 측은 형사 처분 및 고발을 검토하는 중으로, 가해자 및 요양원 관계자에게 고소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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