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닷새째…영안실 포화·시신 부패에 집단 매장

기사등록 2026/08/31 14:19:35 최종수정 2026/08/31 15:20:24

총 사망자 800명↑…치트완 영안실 수습 포화

정부 청사 임시 사용…신원 미상 200구↑ 안치

29일부터 집단 매장도…바라푸르트 인근 공터

[지룽=AP/뉴시스] 지난 29일(현지 시간) 중국 남서부 티베트자치구 지룽현 지룽항에서 구조대원들이 산사태 피해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최근 폭우로 티베트 일대에 산사태와 홍수가 잇따른 가운데, 네팔에서는 대홍수 잔해 속에서 약 60시간 동안 갇혀 있던 5세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다. 2026.08.29.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 기자 = 네팔 대홍수로 800명 넘게 숨진 가운데 영안실이 포화하고 수습된 시신의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국이 집단 매장에 나섰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홍수 발생 닷새째에 접어들면서 지역 당국의 시신 수습·보관 능력도 한계에 달하고 있다.

홍수 발생 지점에서 160㎞ 떨어진 치트완 바라트푸르 강둑까지 시신이 떠내려오지만 안치할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네팔은 기반 시설이 매우 열악한 극빈국으로, 치트완 지역 영안실은 시신 약 30구만 보관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당국은 정부 청사를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고 있다. 유해 약 270구가 안치돼 있으며 대부분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시신은 오랫동안 물속에 있었던 데다가 몬순(우기)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심하게 부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한 대뿐인 냉방시설을 보완하기 위해 드라이아이스를 확보하고 있으며, 안내소 등을 설치하고 실종자 확인을 위해 유해 사진도 촬영하고 있다.

임시 영안실에서 일하는 교통경찰 아닐 타파는 "매일 15~20구의 새로운 시신을 발견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수개월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국은 수습된 시신 가운데 신원이 확인되지 않거나 유족이 찾아가지 않은 시신을 대상으로 집단 매장에도 나섰다.

시신 부패에 따른 악취, 감염병 확산 등을 막기 위한 조치로, 시신의 안전하고 존엄한 처리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NYT는 "바라트푸르 인근 숲에는 29일 시신 93구가 매장됐으며 30일에도 100구가 추가로 매장됐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 카트만두포스트는 "매장지는 바라트푸르 광역시 1구역 데브가트의 공터"라며 "수습된 시신 233구 가운데 신원 미확인 229구를 29일부터 매장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당국은 매장에 앞서 시신을 촬영하고 신체적 특징, 착용 의류 등을 철저히 기록하고 있다. 유전자(DNA) 샘플도 채취하고 있으며 각 무덤마다 금속 번호표도 마련해 뒀다.

치트완 경찰 측은 시신마다 고유 식별번호와 강철판 태그를 부착해 향후 유족이 시신을 다시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집단 매장이 마무리될 무렵 임시 영안실을 찾은 비레시 쿠마르 사흐(17)는 아버지와 남동생을 찾아 바라푸르트로 왔다고 말했다. 

사흐는 "그들이 떠났다는 것을 알지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며 "(장례식 등) 의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비참한 기분이 든다"고 낙담했다.

라메시 다할(31)은 부상자들이 이송된 카트만두의 병원을 모두 확인한 뒤 바라트푸르까지 찾아 왔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희망을 놓고 있다"며 "시신이라도 찾을 가능성을 0.1%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홍수는 지난 26일 오전 히말라야 산맥 지역인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날 밤까지 네팔과 중국에서 발견된 시신은 중복 포함 약 804구에 달한다. 실종자는 3000명 이상이다.

생존자 구조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지는 초기 72시간이 지나면서 추가 생존자 발견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당국은 피해가 집중된 라수와와 누와코트 지역의 수력발전소 터널 등을 중심으로 구조·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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