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홍수 실종자 3000명 육박…가족들 병원 돌며 생사 확인

기사등록 2026/08/30 00:44:50

피해지역 고립에 수색 난항…외딴 지역 헬기로만 접근

시신 국경 넘어 인도서 발견…영안실 수용능력도 한계

[카트만두(네팔)=뉴시스] 29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카트만두 트리부반대 교육병원 벽에는 홍수 이후 연락이 끊긴 실종자들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담긴 전단이 잇따라 붙고 있다. 네팔 대홍수 나흘째인 29일(현지시간) 카트만두 트리부반 대학병원에서 실종자 가족 등이 실종자 및 희생자를 찾고 있다. 2026.08.30.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네팔과 중국 티베트 접경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로 실종자가 3000명에 육박한 가운데 수도 카트만두의 병원에는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 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카트만두 트리부반대 교육병원 벽에는 홍수 이후 연락이 끊긴 실종자들의 사진과 신상정보가 담긴 전단이 잇따라 붙고 있다.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하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와 구조자 명단을 확인하며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

홍수 발생 나흘째지만 피해 지역 상당수가 고립돼 실종자들의 행방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외딴 지역은 군 헬리콥터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으며 구조당국은 진흙과 잔해 아래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몰돼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라수와 지역 자이다다 마을에서는 마을 전체가 홍수에 휩쓸리면서 일가족이 한꺼번에 실종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야브라즈 라마는 여동생 부부와 이들의 두 자녀가 실종됐다며 병원 벽에 한 살배기 조카 시잔 타왕과 12살 사힐의 사진을 붙였다.

라마는 "마을 전체가 사라졌다"며 "이들 가운데 누군가 살아남았을 것이라는 희망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6개월 된 남편을 찾고 있는 모니타 네팔리(22)도 병원을 찾았다. 운전기사로 일하던 남편 비샬 네팔리(30)는 업무 때문에 네팔과 티베트 국경 지역을 자주 오갔으며 홍수가 발생하기 약 한 시간 전 아내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

네팔리는 남편이 당시 라수와에서 아침 산책을 하고 있었으며 저녁에 다시 전화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휴대전화가 계속 꺼져 있다고 전했다. 그는 홍수 발생 나흘이 지났지만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툴마야 타망(36)은 생후 5개월 된 조카를 포함해 12명의 가족이 라수와의 한 마을에서 홍수 이후 실종됐다고 밝혔다. 타망은 생존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시신이라도 수습해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희생자 신원 확인과 시신 수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 치트완에서는 영안실 수용 능력이 부족해지면서 시신을 보관하기 위한 임시 시설이 마련됐다. 일부 희생자의 시신은 거센 물살을 타고 국경을 넘어 인도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수력발전소 근로자들도 대거 실종된 상태다. 트리슐리강 유역 수력발전 사업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최소 900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이 가운데 최소 63명은 인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군은 지난 28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터널에 쌓인 진흙을 제거해 생존자 여러 명을 구조했다. 군 당국은 이 터널에 최소 100명이 추가로 고립돼 있고 트리슐리-3 수력발전소 지하에도 수십 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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