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논술형 평가 필요…대학 서열화 등 구조도 바꿔야"

기사등록 2026/08/29 22:13:32 최종수정 2026/08/29 22:18:24

국교위 미래대입제도 국민참여위 숙의

'입시 부담 줄어들까' 의문도


[화성=뉴시스]용윤신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가 미래 대입제도에 대한 국민 의견을 듣기 위해 숙의토론을 진행한 가운데, 현행 선택형 중심 수능의 한계를 지적하며 서·논술형 평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서·논술형 평가 도입만으로 입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대학 서열화와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구조 등 대입제도를 둘러싼 근본적인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가교육위원회는 29일 경기 화성시 YBM연수원에서 미래대입제도 국민참여위원회 숙의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현재의 대입제도는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앞으로의 대입제도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지'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대구교대 3학년 교육학과 이승훈씨는 현재 선택형 방식의 수능이 기능적 한계에 부딪힌 만큼 서·논술형 평가의 점진적·단계적 도입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할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어느 단계까지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대입 과정에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기에 앞서 '교육의 기본이 무엇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교육과 인재상이 무엇인지 먼저 정립한 뒤 대입 과정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어떻게 도입할지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어 "경쟁에서 이기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학교 교육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역사·사회 교사를 꿈꾸는 이상권씨는 서·논술형 평가나 객관식 평가 등 시험 방식만 바꿔서는 대입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명문대 중심의 사회 풍토가 유지되는 한 서·논술형이든 객관식이든 논의는 반복될 것"이라며 "사회 분위기의 관점에서 대입제도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수해서 더 좋은 대학에 가면 인생이 성공한다는 사회 분위기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또 서·논술형 평가의 문제점이 객관식 중심 수능의 형식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구조의 문제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현씨는 미래 대입에서 서·논술형 평가의 필요성이 높을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도 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씨는 "중간 점수와 부분 점수를 부여할 수 있게 되면 선다형 문항처럼 한 답을 선택해야 하는 평가와 달리 학생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서·논술형 평가의 장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한다고 해서 대입제도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씨는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면 학생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그것이 과연 맞는지 의문"이라며 "학생 자살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그것이 현행 대입제도와 명확한 인과관계가 있는지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입제도의 방향성을 놓고 수능의 평가 방식뿐 아니라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대입 정보격차, 대학 서열화 문제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도연씨는 "5지선다형 평가로 인해 서열화와 획일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공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으로 사교육이 흥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교위가) 10년간의 교육계획을 짜더라도 정부 기조에 따라 흔들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임재욱씨는 대입제도의 정보격차 문제를 지적했다.

임씨는 "대입제도의 정보격차가 매우 심각하다"며 "보호자가 공부를 하지 않으면 자녀를 대학에 보낼 때 손해를 보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경험을 통해 가고 싶은 학교에 가야 하는데 입시 컨설턴트가 필요한 상황이 문제가 있다"며 "학생들이 가고 싶은 학교에 가서 배우고 싶은 공부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별 고사의 필요성을 둘러싼 의견도 나왔다.

고등학교 2학년 한서준군은 "예전처럼 대학별 고사를 하는 방식, 수시 없이 정시로 하는 방식, 검정고시만 치는 방식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대입제도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민주시민교육을 진행하고 성적 중심에서 벗어나 과정 평가형으로 학생들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국교위가 국민참여위원들에게 제공한 사전학습자료에서는 대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대장내시경 관련 의학 논문이 참고문헌에 포함되는 등 출처 오류가 다수 발견돼 AI를 활용해 자료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차정인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사전 학습 자료는 전문성을 부여하고자 여러 전문가가 만들었는데, 참고문헌 목록 정리에 오류가 있어 발송 후 이를 발견하고 다시 보내드리는 실수가 있었다"며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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