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정부에 비거주 1주택 세 부담 완화 강력 요구
종부세·장특공제 어느정도까지 조정할지가 관건
전면 수용시 '실거주 우대' 정책 의지 약화 우려도
세 부담 완화 요구를 일부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거주·비거주 1주택자 간 세제상 차등까지 크게 축소할 경우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에서 내세운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와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어느 수준까지 완화할지는 정부 원칙과 여당 요구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지는 지점이다.
◆실거주 종부세 14억·비거주 9억…정부 "거주 중심 과세" 강조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3일 '2026년 세제개편안' 국회 제출을 앞두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세 개편 방안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정부가 지난 3일 내놓은 세제개편안에는 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하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안대로라면 거주 여부에 따른 기본공제 차이가 5억원까지 벌어진다.
양도세 장특공제도 보유보다 거주에 무게를 싣기로 했다. 정부안은 1세대 1주택자의 장특공제를 2027년 거주 연 4%·보유 연 4%, 2028년 거주 6%·보유 2%로 조정한 뒤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에 대해서만 연 8%를 적용하는 내용이다.
집을 얼마나 오래 가지고 있었는지가 아니라 실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를 세제 혜택의 핵심 기준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이 같은 내용의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며 "거주하는 1세대 1주택자가 장기간 살다가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세 부담을 낮춰준다. 반면 실제로 살지 않는 주택은 실거주 주택과 차등해 과세한다"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정부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28차례나 보도설명자료를 내놓으며 "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 공정과세 및 과세형평 제고를 통한 세제 합리화라는 원칙 하에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설계했다"고 해명했다.
◆비거주 1주택 반발 확산…與 "거주·비거주 구분 없애야"
그러나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수 있다는 반발이 잇따랐고, 여당에서도 거주 여부에 따른 과세 차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정부안 수정 가능성이 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1주택자에 대해서는 거주·비거주 구분을 두지 않는 방안을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장기간 한 채를 보유했지만 직장이나 가족 등의 사유로 실제 거주하지 못한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크게 늘 수 있고,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으로 전월세 매물이 줄 수 있다는 우려였다.
◆세 부담 완화 어디까지…'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 시험대
하지만 세 부담 완화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다 보면 당초 정부가 세웠던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여당의 요구대로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차등을 없애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도 거주 1주택자와 같은 14억원으로 높일 경우, '실거주 우대' 효과는 크게 떨어진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정부안인 9억원이 아닌 현행 12억원으로 유지하더라도 비거주 주택의 세 부담을 현재보다 높이겠다는 정책 의지가 후퇴했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도 있다.
장특공제에서도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공제를 일부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를 폭넓게 수용할 경우,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세제 혜택을 달리하겠다는 정책 원칙은 한층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정부는 세 부담 우려를 덜어낼 절충점을 찾으면서도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은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막판 당정 협의를 거쳐 세제개편안 수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여당의 세 부담 완화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도 '보유보다 거주'라는 세제개편의 골격을 얼마나 남길 수 있을지가 최종 조정안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달 1일 국무회의를 거쳐 3일 국회에 세제개편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수정·보완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시간이 촉박할 경우 기존 정부안을 제출하고 국회 논의 과정에서 보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도 "거주 중심 주택시장 정착과 공정과세, 과세형평 제고라는 기본적인 정책 방향을 고려해 보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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