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31일 시작되는 간장·당·식용유지류 'GMO완전표시제'
최종 식품에 GMO DNA·단백질 남지 않아도 GMO 표시 해야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소비자 알권리와 선택권 보장을 위해 논의를 거듭해온 'GMO완전표시제'가 12월31일 시행된다.
'GMO완전표시제'는 'GMO표시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간장류·당류·식용유지류 등의 최종 식품에 GMO(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있지 않은 식품까지 GMO를 표시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는 GM 대두나 옥수수를 원료로 썼더라도 최종 제품에 유전자변형 DNA 또는 단백질이 남아 있는 경우에만 표시 의무가 있었다.
판단 기준이 '성분'에서 '원재료'로 바뀌는, 제도의 근간을 뒤집는 변화다.
국내에서 GMO 표시 제도의 도입 요구는 2000년대 초부터 이어졌다. 세계적인 식용 GMO 수입국임에도 GMO 표시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이에 2001년 옥수수·대두·감자를 대상으로 표시제가 시행됐지만 품목이 제한적이고, 고도의 정제 과정을 거쳐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으면 표시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조항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시민들은 이때부터 원료 기반의 '완전표시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2017년 표시 대상을 넓힌 확대표시제가 시행됐지만 핵심 예외조항은 그대로 남았다.
이후 논쟁이 정치 의제로 올라선 건 2018년이다.
그해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GMO 완전표시제 시행 촉구' 청원이 한 달 만에 21만6886명의 동일을 얻으면서다.
당시 청와대는 개선방안을 연구하겠다면서도 물가 인상과 통상 마찰을 고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유보적 입장을 냈다.
후속 조치로 나온 것이 사회적 대화였다. 청와대가 사회적 합의 추진을 발표하면서 소비자·시민단체와 식품업계 대표 등 17명으로 구성된 'GMO 표시제도 개선 사회적 협의체'가 꾸려졌다.
하지만 협의체는 수년간 이해 충돌과 의견 대립 속에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교착을 푼 것은 결국 입법이었다. 2025년 12월2일 GMO 완전표시제를 도입하는 식품위생법·건강기능식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법은 유전자변형 원료를 사용한 경우 제조 과정에서 DNA나 단백질이 남지 않더라도 표시하도록 하되, 적용 품목은 식약처장이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하도록 했다.
개정법률안이 본외의를 통과하면서 제도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해 2월 최종 제품에서 유전자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더라도 원재료가 GMO라면 표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이후 업계와 소비자, 학계가 참여한 실무협의회와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표시 대상과 시행 시기를 확정했고, 간장류는 올해 12월 31일, 당류와 식용유지류는 구분 관리를 위한 시설 개보수 등을 감안해 내년 12월 31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로드맵은 지난 7월 국무회의에서 품목별 시행 시기를 재검토하라는 지시로 인해 다시 수정됐다.
식약처가 당류와 식용유지류의 시행일을 내년 12월 31일에서 올해 12월 31일로 앞당기는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한 것이다.
식약처는 품목별 시행 시기 차이에서 올 수 있는 소비자 혼란을 없애고 알권리와 선택권을 앞당겨 보장하기 위한 조정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GMO 표시가 소비자의 알권리와 선택권의 문제라는 방향에는 산업계도 공감한다"면서도 "소비자의 인식 변화에 따라가려는 기업의 노력이 원료를 구할 수 없는 현실, 그리고 앞당겨진 일정과 부딪히면 '전환은 원하지만 그 방법도 시간도 마땅치 않은'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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