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명분, 처벌 '백지 수표' 아냐
"블랙리스트 지정 후에도 협력 이어가"
국방부, 항소할 듯…워싱턴서도 유사 소송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블랙리스트)'로 지정하려는 미국 국방부 시도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CNBC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27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의 앤트로픽 블랙리스트 지정 시도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리타 린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판사는 블랙리스트 지정이 "본보기를 삼으려는 의도에 근거한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위반했다고 판결했다.
린 판사는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 정부 권한이 존중 받아야 한다면서도 "이번 국방부의 조치는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근거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이 언론을 통해 점점 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국방부의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견해를 비판했다"며 "앤트로픽 모델의 무결성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피고들이 인용한 연방법과 헌법은 행정부에 대한 비판을 근거로 광범위한 처벌을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블랙리스트 지정 이후 국방부가 앤트로픽과 협력을 계속 추진하려 했다는 점을 들어 "모든 정황은 앤트로픽이 국가 안보를 위해 소프트웨어에 악성 코드를 넣을 것이라는 (국방부의) 우려와 일맥상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앤트로픽 측은 환영의 메시지를 냈다.
앤트로픽은 "우리는 모든 미국인이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가 안보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데 있어 정부와 생산적으로 협력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초 앤트로픽과 미 국방부는 국방부의 앤트로픽 '클로드' 모델 활용 범위를 두고 갈등을 벌였다.
국방부는 민감한 군사·정보 활동한 모든 합법적인 목적에 클로드를 활용하려 했으나, 앤트로픽은 미국인에 대한 대규모 감시와 완전 자율 무기로 오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 주 간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국방부는 지난 3월 미국 기업 최초로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고, 앤트로픽은 이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CNBC는 "앤트로픽에 큰 승리지만 워싱턴 DC에서도 유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해당 소송이 끝날 때까지 앤트로픽은 여전히 공급망 위험 기업"이라고 풀이했다.
국방부는 이번 판결에 항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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