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후보 7인, 첫 TV토론…국가부채 등서 격돌

기사등록 2026/08/28 13:22:21

중도후보 난립에 극우 르펜-극좌 멜랑숑 결선 가능성

"승자 없었던 토론"…8개월 앞둔 佛대선 아직 안갯속

[파리=AP/뉴시스]프랑스 극우 성향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프랑스 대선 후보 7인이 27일(현지 시간) 첫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국가 부채 문제 등을 두고 격돌했다. 좌파부터 극우까지 다양한 성향의 후보들은 프랑스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해법을 놓고는 극명한 입장 차이를 보였다.

AFP 통신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프랑스 주요 대선 주자 7명은 이날 프랑스경제인협회(MEDEF)가 주최한 첫 TV토론에서 경제와 산업, 유럽연합(EU)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네 번째 대선 도전에서 1250억 유로(약 201조원) 규모의 재정 절감 계획을 당 차원에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데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급진좌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은 프랑스가 경기 침체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임금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집권 이후 이뤄진 '감세 조치'가 국가 전체 재정적자 규모와 맞먹는다고 비판했다.

중도우파 성향의 에두아르 필리프 전 총리는 멜랑숑을 겨냥해 "프랑스의 국가부채를 불태우려 한다"며, 그의 정책이 "프랑스를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되는 상황으로 몰고 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파리=AP/뉴시스] 프랑스 급진좌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사진=뉴시스DB)

이번 토론은 2027년 프랑스 대선을 8개월여 앞두고 열렸다. 1차 투표는 내년 4월 18일, 결선 투표는 5월 2일에 치러진다.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상 3연임 금지 조항에 따라 출마하지 못한다.

프랑스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하고 있어 중도·중도좌파·중도우파·우파 후보가 난립할 경우 1차 투표에서 온건 성향 유권자의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르펜과 멜랑숑이 기존 주류 정당 후보들을 제치고 결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1차 투표에서 르펜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멜랑숑이 뒤를 잇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중도 진영에서는 마크롱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필리프와 가브리엘 아탈이 모두 대선 출마를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좌파 진영에서는 중도좌파 성향의 라파엘 글뤽스만 유럽의회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오는 10월 사회당과 함께 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번 토론에는 글뤽스만 외에도 우파 공화당(LR)의 브뤼노 르타이요, 녹색당 대표 마린 통들리에도 참여했다.

글뤽스만은 아탈과 필리프를 겨냥해 "마크롱 정부의 두 총리에게 부채에 관해 훈계를 듣는 것이 놀랍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파리 외곽 테마파크 등의 건설에 70억 달러 규모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우리나라의 운명이 미국 억만장자나 러시아 올리가르히, 중국 공산당 고위 인사, 걸프 지역의 에미르를 위한 테마파크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번 토론회를 두고 폴리티코는 "뚜렷한 승자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후보 7명이 한 무대에 올라 장황한 답변을 이어간 탓에 토론 형식 자체가 뚜렷한 승자를 가려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며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프랑스 대선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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