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돌려차기 진상 밝힌 대검 과학수사부…"檢존치" "이관" 다툼

기사등록 2026/08/26 14:01:37 최종수정 2026/08/26 15:16:24

장윤기 사건, 돌려차기 사건 진상규명에 기여

檢 "공소청 전환되어도 '2차 감정' 기능 필요"

與 일각, 국과수 통합 압박…"디지털 캐비닛"

법사위 與 위원들, 전날 대검 찾아 보고 받아

[서울=뉴시스] 공소청 출범을 한 달 여 앞두고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기능 존치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 (사진=뉴시스DB). 2026.08.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공소청 출범을 한 달 여 앞두고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기능 존치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검찰에서는 공소유지를 위해 과학 증거의 감정·분석 기능이 존치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여권 등에서는 타 수사기관 이관 요구가 계속된다.

26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간사 김승원 의원 등 여권 위원들은 전날 대검찰청을 찾아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과학수사 기능 준비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오는 10월 2일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없애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앞두고 준비 상황을 살피는 차원이지만, 쟁점인 과학수사 기능 이관 문제도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

여권과 진보 성향 시민단체에서는 기능 중복을 이유로 대검 과수부를 경찰이나 국과수, 신설 예정인 중대범죄범죄수사청으로 이관하라는 주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대검 과수부는 ▲법과학분석과 ▲DNA·화학분석과 ▲디지털수사과 ▲사이버기술범죄수사과로 구성돼 필적과 심리, 진술, 유전자정보(DNA), 포렌식 등의 증거를 감정 및 분석해 수사와 공소유지를 지원해 왔다.

문서·영상·음정 등의 감정, 심리·진술 분석 등을 맡은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 디지털 증거의 통합 분석·관리 시스템인 국가디지털포렌식서비스(엔디파스·NDFaaS), 통합디지털증거관리시스템 '디넷'(D-NET) 서버 등도 맡고 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과학수사 기능은 국과수와 합쳐 독립 기관으로 운영하는 게 맞는다"며 "이 곳에서 과거 검찰의 조작 기소, 증거 조작 논란이 있었는데 수사를 하지 않는 공소청에 그대로 두겠다는 것은 나중에 수사권을 복원하려는 시도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지난달 27일 대검 공소청 개청준비단을 상대로 낸 공개 질의서에서 "대부분의 증거가 경찰 수사단계에서 확보, 분석되고 있음에도 검찰은 보완적 감정을 이유로 국과수와 유사한 감정 인력과 부서를 중복적으로 운영해 왔다"고 했다.

이어 "우회적인 직접수사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크므로 독립기관화 혹은 독립 기관으로 완전히 이관될 필요가 있다"며 과수부와 NDFC, 엔디파스 등을 국과수 등으로 넘길 계획이 있는지 질의했다.

여권 일각과 시민사회의 의구심이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디넷과 엔디파스가 적법 영장 범위를 벗어난 전자정보를 통째로 보관해 뒀다 별건 수사에 쓰는 '디지털 캐비닛'이라는 지적을 받은 일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년 3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진동 뉴스버스 대표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를 디넷에 저장해 두고 폐기하지 않았다가 무차별적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검은 같은 해 10월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디지털 증거의 수집·분석 및 관리 규정' 예규를 고쳐 증거를 폐기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축소 및 삭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여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우회적인 직접수사 도구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는 우려는 과도한 측면이 크다는 것이 법무부와 검찰 내부의 지적이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6.08.26. 20hwan@newsis.com
경찰, 국과수 단계에서 진행한 1차 감정에 대해 피해자 등 사건 당사자가 이의를 제기하면 재감정, 정밀감정을 수행하면서 사건 실체를 밝히는 데 기여한 사례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성범죄 정황이 암장될 뻔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이다. 대검 과수부가 피해자의 청바지, 속옷 등 121개 부위를 정밀 감정한 결과 청바지 안쪽 허벅지에서 가해자의 DNA를 검출해 냈다.

지난 5월 '여고생 살인 사건'의 주범 장윤기(24)의 범행을 밝혀내는 데 활용된 휴대전화 재포렌식 증거, 폐쇄회로(CC)TV 영상 등도 검찰에서 밝혀 낸 사례로 꼽힌다.

대검은 앞으로도 공소청에서 검사가 공소제기 및 유지 업무를 그대로 맡아 수행하는 만큼, 이처럼 진상 규명에 역할을 해 온 감정 등 기능이 존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과수부의 감정 내용과 범위는 국과수와 상당한 차이가 있고, 감정의 오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을 위해 독립적인 복수 감정기관을 둬 상호 보완, 견제 균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NDFC가 국과수 등 타 기관에 통합되는 것은 1차 감정 결과에 대한 불복 내지 정밀 검증 기능이 상실되는 것"이라며 "향후 실체적 진실 규명 내지 인권 보호 업무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중대범죄수사청 본청에 과학수사국을 설치해 '사이버기술수사과', '디지털수사과'를 두는 직제를 확정했지만, 법무부와 대검은 대검 과수부에 있는 조직이 통째로 이관되는 개념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른 대검 관계자는 "강제수사 현장에 투입되는 포렌식 요원들의 경우 본인의 희망이 있는 경우 중수청으로 옮길 수 있고, 관련 장비를 가져가는 것은 동의할 수 있다"면서도 "감정 등 기능은 이관돼선 안 된다"고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검 과학수사 기능을 법무부 산하의 독립기구로 분리시키는 방안도 거론된다.

앞서 2019년 NDFC 설립에 기여한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수사-감정 분리' 기조 하에서 NDFC를 법무부 산하 기관으로 이관하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경찰과 국과수 등 관련 기관과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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