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 관세부과에 캐나다도 동일규모 맞대응
韓, 자동차·철강·배터리 등 위기와 기회 공존 예상
통상전문가 "韓 다음 타깃 우려…美투자 서둘러야"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미국과 캐나다간 관세 전쟁으로 인해 북미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우리나라에 반사이익과 함께 부작용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수출에 긍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화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북미 지역에서의 관세 전쟁 이후 우리나라를 향한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사업을 조속히 발표함으로써 미국의 추가적인 관세 압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조언도 들린다.
28일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소형·대형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품목에 대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오는 2027년 1월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부과 근거는 관세법 338조다.
1930년 제정된 관세법 제338조는 부당하고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응해 대통령이 관세를 50%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했다. 하지만 이전까지 해당 법률에 따라 관세를 부과한 대통령은 없었다.
캐나다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맞대응하는 모습이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산 제품 약 200억 달러 규모, 약 700개 품목에 15%, 25%,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캐나다는 보복 관세 시행 시점을 다음 달 8일로 못박았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 우리나라엔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찾아올 수 있다는 진단이다.
먼저 캐나다가 미국산 자동차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산 자동차 가격 경쟁력이 하락할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서 생산·수출되는 자동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승하며 빈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미국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들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에 고율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완성차 업체의 생산비가 올라가고 북미 자동차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이 문제다.
북미 자동차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세와 공급망 혼란이 겹치면서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우리 기업들의 현지 생산 비용 증가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도 수요 감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 부문도 관세 압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예상이다. 캐나다가 미국산 철강에 보복 관세를 메기면 한국 철강 수출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를 문제삼아 미국이 우리 철강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배터리 산업도 기회와 위기가 얽힌 분야로 꼽힌다. 북미 배터리 산업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하나의 공급망으로 묶어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간 관세 전쟁은 공급망 재편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진단이다.
미국이 중국산 핵심 광물 수입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캐나다와의 관세 전쟁으로 핵심광물을 협상 카드로 활용한다면 북미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북미에 세운 공장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을 넘나드는 소재·부품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으면 배터리 생산 비용이 올라갈 수 있고 수익성 악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들린다.
반도체의 경우 자동차와는 달리 즉각적인 관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어 이번 관세 전쟁 영향권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전쟁이 북미 물가를 자극할 수 있고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진다면 미국 현지 기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미국 내 경제 불확실성이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 반도체 수출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이번 사태에서 트럼프식 통상 압박을 우리나라가 주의 깊게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캐나다는 미국과 가장 긴밀하게 연결된 동맹국이자 북미 자유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국가인데도 미국이 고율의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는 점이다.
미국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인 캐나다마저 강도 높은 통상 압박 대상이 되는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동맹국 관계가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고 볼 여지가 많아 우리나라도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과 상업적 합리성이 있는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연간 200억 달러 한도)와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협력 투자를 약속한 것을 조속히 시행하면서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석재 우석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전쟁으로 염려되는 부분은 미국 우선주의가 확산되는 부분으로 다음 타깃이 우리나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들린다"며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 1호를 최대한 빠른 시일 내 확정하는 것이 통상 정책 차원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철우 덕성여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우방국에 대한 관세 압박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캐나다와의 관세 전쟁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은 우리나라가 과도한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발표를 서둘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