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폐쇄각녹내장,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발견 시 충분히 예방하고 완치할 수 있는 질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4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불 꺼진 침실에서 스마트폰을 자주 봤다. 최근 며칠 사이 시야가 흐려지고 눈에 통증까지 느껴져 안과를 찾았다. 의료진은 눈 건강을 위해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을 보는 습관을 줄일 것을 권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습관은 급성폐쇄각녹내장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눈 속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방각이 갑자기 막히면서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질환이다. 안압이 수 시간 내 40~60㎜Hg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 이 경우 시신경이 빠르게 손상돼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개방각녹내장은 방수 배출 통로는 열려 있지만 배출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면서 시야가 만성적으로 좁아지는 질환이다. 반면 급성폐쇄각녹내장은 전방각이 갑자기 막히면서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전체 녹내장 환자 중 폐쇄각녹내장은 약 15~20%로 알려져 있다. 이 중 급성 발작 형태는 2~5% 미만으로 흔하지는 않다. 하지만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안구 구조가 작고 전방이 얕은 경우가 많아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에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환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급성폐쇄각녹내장 치료의 골든타임은 최대 48~72시간 이내다. 그러나 고안압 상태가 단 몇 시간만 지속돼도 시신경은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안압이 높을수록 압력 때문에 안약 등 약물 효과가 현저히 떨어져 초기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 상태로 치료가 지연되면 동공 근육 마비로 인한 눈부심(동공 마비), 홍채가 주변 조직과 들러붙는 ‘동공(홍채) 유착’ 등 영구적인 안구 구조 변형과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오래 방치할수록 만성 녹내장으로 진행해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신속한 처치가 요구된다.
고위험군은 60~70대 고령층, 여성, 원시 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다. 한쪽 눈에 급성폐쇄각녹내장이 발생한 경우 반대쪽 눈도 구조적으로 비슷해 발병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양안을 함께 진료받아야 한다.
대표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극심한 안통, 시력 저하, 눈 충혈, 불빛 주변에 무지개 잔상이 보이는 현상 등이 있다. 여기에 심한 두통,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뇌졸중이나 편두통,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해 신경과나 내과를 먼저 찾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진단은 안압 측정으로 고안압 여부를 확인하고, 세극등현미경 검사로 좁은 전방, 각막 부종, 동공 산대 등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후 전방각경 검사나 전안부 안구광학단층촬영을 통해 방수 배출구 폐쇄 여부를 확인해 진단한다.
김미진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교수는 "급성폐쇄각녹내장은 무서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예방하고 완치할 수 있다"며 "두통과 구토 때문에 안과 질환임을 모르고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인 모를 심한 두통, 눈 통증, 시야 흐림, 불빛 주변 무지개 잔상이 나타나면 즉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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