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멈춘 공판 재개…法 "기본권 침해"
"헌법 제107조 2항 따라서 심사 개시"
"당사자 청문권 지켜지지 않아" 지적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법원이 헌법소원 결정 지연으로 4년간 멈췄던 재판을 재개하면서 헌법재판소의 부작위 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해 심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24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통일TV 대표 진천규씨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었다.
전 부장판사는 "이 법원에서는 헌재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과를 대기하겠다며 추정(추후 지정)했고, 4년이 지났는데도 (헌재 심리가) 진행이 안돼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사재판을 유죄든 무죄든 결론이 내려지지 않고 불확정 상태로 진행되는 것은 일정 부분 (기본권) 침해로 볼 수 있다"며 "재판 지연에 대해 우리나라는 불복이나 구제 수단이 없다. 독일은 이의신청 할 수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열람·복사도 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헌법 제107조2항에 따르면 명령, 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이 있다"며 "모든 법원이 똑같은 권한을 가지기에 이에 대해 심사를 개시하려 한다"고 했다.
전 부장판사는 진씨 측 변호인들에게 헌재로부터 재판 지연 원인을 추단할 수 있는 헌재의 석명 요구가 있었는지 등 사정을 밝히라고 했으나, 진씨 측은 받은 바 없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전 부장판사는 "헌재에게 의견조회를 했는데 회신받지 못했다. 문서송부촉탁에 응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진씨 측에게 당사자로서 해당 기록을 열람·복사해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진씨 측이 헌재가 열람 등사 신청에 응하지 않는 것도 있다고 하자 전 부장판사는 당사자 청문권이 지켜지지 않는 것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기록을 헌법소원 심판 사건과 비슷하게 구성할 수 있는지 보고, 실질적 재판지연에 관한 요건에 대해 여유를 두고 증거제출이나 참고자료를 낼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재판부서 검토 및 연구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 부장판사는 내달 21일 오후를 다음 공판기일로 지정했다.
앞서 진씨는 2018년 8월 허가 없이 북한 서적과 영상물, 노동신문을 국내로 반입했다는 혐의로 2022년 11월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진씨는 2022년 5월 자신을 기소한 근거가 된 남북교류협력법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으나 1심 재판부에서 기각되자 한 달여 뒤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같은 해 7월 5일 정식 심리에 회부했다.
당시의 항소심 재판부는 헌재 결정을 기다리겠다는 취지로 심리를 중단했고, 사건을 넘겨 받은 현 재판부도 결론을 기다려 왔다. 재판부는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진씨의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 부장판사는 지난 6월 '헌재의 재판 지연 부작위 처분'도 사법심사 대상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했으나, 헌재는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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