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최대 150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조성 추진
"성장동력 투자 줄이고 청년·지방·교육 비중 확대해야"
"AI 산업전환 노동자 고용안정·재교육·실직지원 필요"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초과세수를 통해 최대 150조원대 '미래대응기금' 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노동계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24일 성명을 내고 "방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그 재원을 만들어낸 노동자의 몫이 빠져 있고, 재원의 상당 부분이 다시 대기업 지원으로 환류된다"며 "설계 과정에서 노동자의 목소리는 배제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정부는 메가프로젝트에만 1500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상태인데 초과세수로 만든 기금까지 얹는 것은 과도하다. 그 정도 투자는 충분한 이익을 낸 기업들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그보다는 청년·지방·교육 부문 비중을 늘리고 성장동력 투자는 최소화하는 것이 본래 취지에 맞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 초호황을 만든 것은 현장의 노동자인데 초과이익에서 나온 세금은 다시 반도체·인공지능(AI) 인프라에 재투자되고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몫에 대한 논의가 없다"며 "같은 시기 자동차업종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이 공동 파업에 나선 것은 우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의 과실은 자본의 곳간으로, 성장의 위험과 비용은 여전히 노동자의 몫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 구조를 손대지 않은 채 쌓이는 기금은 결국 불평등과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뿐"이라고 했다.
또 "청년 일자리 지원에 일부 노동 관련 내용이 담겨 있다고는 하지만 부족하다"며 "4대 투자 분야 어디에도 AI 산업전환으로 불이익을 겪을 노동자를 위한 고용안정, 재교육, 실직 지원 계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노동존중 정부를 자임하면서 정작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재정 대전환 설계도에는 노동의 자리가 없었다"며 "사후 통보의 대상이 아니라 최소한의 의견 수렴 절차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응기금 운영계획 수립 과정에서 노동계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며 "기금 조성과 병행해 저임금 노동자·비정규직을 위한 즉각적 재분배 방안도 함께 마련하지 않는다면 불평등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미래는 자본이 아닌 노동의 것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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