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중심 달러 매도 가속…유로 대비 풋옵션 수요 47% 많아
재무부 적극적 금리 관리에 달러 신뢰 약화 우려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치솟는 장기 국채금리를 낮추기 위해 국채 바이백(재매입) 확대에 나서자 헤지펀드들이 달러화 하락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미 재무부가 적극적인 금리 관리에 나설 경우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4일(현지 시간)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이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 확대하겠다고 밝힌 이후 달러화는 가파르게 하락했다. 지난 20일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99.66에서 98.83까지 약 0.8% 떨어졌다.
현물 외환시장에서도 달러 매도세가 확대됐다. 특히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달러 약세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토르스텐 쇠네보른 바클레이스 G10 외환거래 공동대표는 "특히 헤지펀드 고객들의 뚜렷한 반응이 나타났다"며 "8월 내내 지속된 달러 공급 속에서 달러 매도가 가속화했다"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장기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에서는 뚜렷한 방향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차입 비용을 낮추기 위한 베선트 장관의 적극적인 채권시장 개입이 오히려 달러화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무부가 국채금리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할 경우 미국의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달러 약세 전망은 외환 옵션시장에서도 뚜렷해지고 있다. 블룸버그 지표에 따르면 향후 한 달간 달러화 상승 위험보다 하락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지불하는 프리미엄은 지난 2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악샤이 삭세나 씨티그룹 아시아 외환옵션 거래 책임자는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 발표 이후 외환 옵션시장 전반에서 달러화 하락 위험에 대비하려는 헤지 수요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향후 환율 변동 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프랑의 경우 향후 한 달간 예상 변동 폭은 지난주 2주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유로와 파운드, 캐나다달러에서도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
실제로 달러 하락에 대비하는 옵션 수요가 상승에 대비하는 수요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예탁결제신탁회사(DTCC)에 따르면 지난 21일 1억5000만달러 이상 계약을 기준으로 유로화 대비 달러 하락에 대비하는 풋옵션 수요가 달러 상승에 대비하는 콜옵션보다 47% 많았다.
아시아에서도 달러 움직임에 대비한 단기 옵션 거래가 활발해졌다. 특히 원화와 태국 바트화, 싱가포르달러 관련 단기 옵션 수요가 두드러졌다. 역외 위안화 역시 달러 대비 환율이 수년 만의 저점 부근에 접근하면서 향후 환율 변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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