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린 주영 러 대사, 7년 임기 마치고 지난달 귀국
후임 미지정…'英 우크라 무기 지원'에 압박 강화
"英, 대러 대결 정책…양국 관계 전례 없이 악화"
23일(현지 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안드레이 켈린 주영 러시아 대사가 지난달 7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귀국한 뒤 후임자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 현재 영국에 파견된 '고위 외교관' 명단에는 바실리 치가노프 대사대리만 남아 있다.
러시아는 지난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한 것이 확인된 뒤 "대가"를 경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에 영국 기업의 드론 2대가 사용된 것인데, 러시아 대사관은 이에 대해 "필연적으로 대가가 따를 것이며, 영국은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스크바와 키이우에서 영국 국방무관을 지낸 존 포먼은 양국 대사 공백이 전례 없는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이번 주 러시아 대사관의 강경한 '대가' 경고와 2018년 이후,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양국 관계가 크게 악화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는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교 관계를 사실상 영구적으로 격하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대사관 대변인은 "크렘린궁이 지난 7월 21일자로 켈린 대사의 외교 임무를 종료했다"면서 "양국 관계는 모든 분야에서 전적으로 영국의 주도로 전례 없이 낮은 수준으로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대사관 측은 선데이타임스에 "켈린 대사는 영국과의 소통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영국 정부가 '대결의 길'을 선택했다"며 "그는 영국이 대러 정책을 재고해 보다 건설적이고 상호 존중에 기반한 대화가 복원되기를 바라며 영국을 떠났다"고 강조했다.
다만 러시아 대사관은 이후 성명을 내고 이 같은 발언이 외교 관계를 격하할 의도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 문제는 러시아 외교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우리는 모스크바에 대사와 대사관을 두고 러시아 정부와 소통하며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이유 없는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는 우크라이나와 계속 굳건히 함께할 것"이라고 재차 피력했다.
우크라이나 해병대와 함께 싸우다 러시아군에 포로로 잡혔던 전직 영국군 숀 피너는 켈린 대사의 철수가 양국 간 소통을 "위험하게 약화시키는 조치"라는 주장도 나올 수 있으나, 사실상 양국의 소통 창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너는 "러시아가 의미 있는 대화를 거부하고, 소통 시도를 묵살하며, 외교관들을 크렘린의 주장을 반복하는 데만 활용한다면, 이를 외교 관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가디언에 따르면 켈린 대사는 수년간 영국 언론 인터뷰에서 크렘린궁의 주장을 반복해왔다. 지난 6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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