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달러 캐나다산 제품 신규 관세 발효…카니 "동일액 보복" 예고
카시카리 "무역 공방 길어질수록 인플레 영향 장기화"
공화당서도 협상 재개 촉구…美 재계 "비용 상승·성장 저해"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협상이 결렬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미국 내 반발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산 제품에 대한 신규 관세가 미국의 가계와 기업 부담을 키우고 인플레이션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캐나다와의 무역 갈등이 미국의 물가 상승과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랐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협상이 지난 21일 밤 결렬되면서 미국은 22일부터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신규 관세를 부과했다. 기존 철강과 알루미늄, 목재,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에 추가되는 조치다.
이에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조만간 미국산 제품에 대해 미국의 관세와 동일한 규모의 '달러 대 달러(dollar-for-dollar)' 보복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캐나다가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이 다시 대응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양국의 관세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양국의 무역협상이 "메인주 기업들의 비용과 위험,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부분 기업이 관세로 늘어난 비용을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어 미국 가계의 부담도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도 "미국 경제가 다시 일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 가장 필요하지 않은 것이 캐나다와의 무역전쟁"이라고 말했다.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자 핵심 교역 상대국"이라며 "그런데 트럼프는 캐나다에 50%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도대체 우리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캐나다와 교역 규모가 큰 지역의 주지사들도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미 노동시장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관세가 미국 기업의 비용을 높여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미시간주의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는 신규 관세가 식료품과 휘발유 가격을 높여 사실상 "미시간 가정과 기업에 대한 세금 인상"으로 작용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들, 특히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근로자를 해고할지 아니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지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애비게일 스팬버거 버지니아 주지사도 캐나다가 버지니아주의 최대 수출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신규 관세가 수일 내 가계와 농민, 생산업체, 임업 종사자와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도 관세전쟁 장기화가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무역 문제를 둘러싼 공방이 길어질수록 이란 분쟁이 장기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재계도 양국의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닐 헤링턴 미 상공회의소 미주 담당 수석부회장은 "미국과 캐나다 협상단이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미국의 관세와 캐나다의 보복 조치를 해결할 무역협정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와 보복이 반복되면서 비용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의 조슈아 볼튼 최고경영자(CEO)도 신규 관세와 보복 조치가 미국 기업과 가계의 비용을 높이는 동시에 핵심 공급망을 교란하고 양국 경제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양국 정상은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공격받았다"며 양국이 사실상 "전쟁 중"이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캐나다는 미국의 주(State)가 아니면서도 주가 누리는 혜택을 원한다"며 "그들은 수년 동안 우리의 위대한 농민들에게 막대한 관세를 부과해왔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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