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명 정량뇌파 치료 전후 추적 결과 국제학술지 게재
[천안=뉴시스]최영민 기자 = 3개월 이상 이어지는 원인 불명 어지럼증 환자가 치료가 잘 되고 있는지 뇌파로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대학병원 소속 의사들이 아닌 개원 신경과가 주도해 환자들을 추적한 결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24일 천안스마트신경과의원 등에 따르면 김치헌·김석재 대표원장 연구팀은 지속적체위-지각 어지럼(PPPD, persistent postural-perceptual dizziness) 환자 163명의 정량뇌파(qEEG)를 치료 전후에 걸쳐 추적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Vestibular Research’ 온라인판(7월 26일자)에 게재했다. 해당 학술지는 국제 어지럼·평형 분야 학회인 바라니학회(Bárány Society)의 공식 학술지다.
PPPD는 어지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서 있을 때, 몸을 움직일 때, 복잡한 시각 자극에 노출될 때 악화되는 만성 어지럼 질환이다. 귀(전정기관)의 구조적 이상이 아니라 뇌가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의 변화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어 일반적인 전정기능검사에서는 대부분 정상으로 나온다. 이 때문에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가 잘 듣고 있는지를 판단할 객관적 검사가 없었고, 전적으로 환자의 말에 의존해야 했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어지럼으로 내원한 환자 가운데 약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뇌파를 측정한 PPPD 환자 163명, 건강한 대조군 86명, 비교군인 전정편두통 환자 67명의 19채널 안정 시 정량뇌파를 분석했다.
그 결과, PPPD 환자에서는 고주파 뇌파 활동인 고베타(high beta, 25~30㎐) 대역의 과활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준치를 넘는 전극의 개수는 건강대조군 2개, 전정편두통 7개, PPPD 16개로 단계적 차이를 보였으며, 이 지표만으로 PPPD 환자와 건강대조군을 구분하는 정확도(AUC)는 0.956에 달했다. 위치상으로는 뒤쪽 두정-측두 부위에서 가장 두드러져 전정 정보를 처리하는 대뇌 영역과 일치했다.
김석재 대표원장은 "부분 호전 환자와 완전 호전 환자가 같은 계열의 약을 쓰는데도 뇌파 변화 폭이 뚜렷하게 달랐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뇌파 변화가 약물 자체의 효과가 아니라 실제 증상 호전을 따라간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량뇌파는 MRI나 기능적 뇌영상에 비해 비용이 낮고 반복 측정이 쉬워 외래에서 치료 반응을 확인하는 보조 지표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자인 김치헌 대표원장은 "1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증상 초기에, 그리고 아직 약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온다"며 "이번 코호트의 증상 지속 기간 중앙값이 3개월로, 발병 후 평균 4년 이상 지난 환자가 모이는 3차 병원에서는 확보하기 어려운 데이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는 미국 조지아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 및 웨어러블 지능형 시스템·헬스케어(WISH) 센터의 여운홍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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