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콘서트 'XX : 코스모스' 리뷰…8년8개월 만의 귀환
5인조에서 3인조로…치열한 방황 끝에 재발견한 '조화'
이는 지난 20년 동안 대폭발이라는 뜻을 지닌 그룹 '빅뱅(BIGBANG)'이 통과해 온 궤적과 절묘하게 맞물린다. 23일 오후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데뷔 20주년 월드투어 'XX : 코스모스(XX : COSMOS)'의 세 번째 날 공연은 K-팝 2세대 대표가 써온 이 K-팝과 팬덤이 구축한 세계 음악 우주 전환 과정을 무대 위로 소환한 빅뱅이론이었다.
우주를 향해 끝없이 팽창하던 대폭발의 에너지는 5인조에서 3인조로 재편되는 시간의 굴곡을 거치며 한층 짙은 밀도의 상호변환을 이뤄냈다.
치열한 방황 끝에 토대인 무대와 팬덤 V.I.P 곁으로 돌아와 재발견한 가치는 '조화' 그 자체였다.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오죠"라는 '블루(BLUE)'의 노랫말처럼 삶과 우주, 계절의 순환이 이들의 퍼포먼스를 촘촘히 관통했다.
빅뱅의 강점은 노래 그 자체인데, 이번 콘서트의 세트리스트가 그 증명이었다. 한국 가요 특유의 비장미를 글로벌 팝의 미니멀한 사운드 텍스처로 끊임없이 냉각시키는 빅뱅만의 구조적 미학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거짓말'과 '하루하루'의 애상적인 선율은 건조한 비트 위에서 질주했고, 최정상급 밴드 라이브의 풍성함이 자칫 통속으로 흐를 수 있는 감정의 과잉을 철저히 제어했다. 이문세의 대표곡 '붉은 노을'처럼 명곡의 아우라를 자신들의 또 다른 시그니처로 가져오는 게 빅뱅의 변주 능력이다.
이들의 음악이 20년의 세월에도 촌스럽지 않은 동시대성을 유지하는 비결은 감정을 대하는 태도, 즉 아이러니에 있다. '루저(LOSER)'나 '삐딱하게'에서 엿보이듯, 화려한 아이돌의 외피 속에 '센 척하는 겁쟁이'를 자처하는 자기 환멸의 고백은 슬픔에 도취되는 키치를 원천 차단한다.
공연의 끝, 계절의 무심한 순환 속에 슬픔을 덤덤히 흘려보내는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이 울려 퍼질 때,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묻는 세이건의 질문에 대한 빅뱅적 대답이 완성됐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21일부터 시작됐는데 마지막 날인 이날 앙코르에선 미발매 팬송인 '언제까지', 멤버들과 뱅봉을 든 V.I.P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꽃길'까지 추가로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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