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여당 지역위원장·지자체장에 '부지 확보 방안' 요청
공급 계획 나와도 지역과 갈등…수용성 높은 부지 필요
"직원들 업무 가중 우려…기존 대책 이행이 우선" 지적도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청와대가 여당 지역위원장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을 대상으로 단기 주택 공급을 위한 용지 확보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8·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공급 물량 확대와 최단기 착공 모델 실행 계획이 발표됐음에도 주택 시장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자 당정청 역량을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것은 주택용지를 확보하는 일"이라며 여당 지역위원장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단기간 내 공급할 수 있는 주택 용지 확보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청했다.
강 실장은 청년과 신혼부부 등 서민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선 공급 시기와 지역, 물량 등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청와대는 제시된 용지 확보 방안을 적극 검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요청은 국토교통부가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수도권에 신규택지 포함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음에도 수도권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나왔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은 0.22%로 전주(0.21%)보다 확대됐으며, 특히 강북 14개구의 상승률은 0.30%로 강남권보다 더 높았다.
KB부동산 8월 월간 주택통계에서도 강북 14개구 중위 매매가격은 10억원을 돌파하는 등 외곽 및 중하위 단지 위주의 불안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정부는 행정 절차를 대폭 단축해 공급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지만, 부지 조성부터 실제 입주까지 시차가 존재해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1.29 방안에서부터 공급 대상지로 제시됐던 태릉CC(6800가구)는 빠르면 2029년 9월, 과천 경마장·방첩사(9800가구)는 같은 해 12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부터 착공까지 3년 이상 남은 셈인데, 여기에 착공 후 입주까지 통상 3~4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의 시장 안정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단기 공급이 가능한 도심 내 소규모 유휴부지까지 전방위로 찾아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역 현장에서의 추천이 사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후보지를 지정하면 지자체 또는 지역 주민의 반발로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지역 사정에 밝은 이들로부터 수용성이 높은 부지를 제안받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현재 국토부 차원에서 추가 주택공급을 위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와의 견해차로 인해 진통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공원이다. 국토부에선 공원 본체 부지 내 옛 방위사업청, 장교숙소, 군인아파트 등 이미 건축물이 들어선 부지를 공급 후보군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서울시에선 일부 면적조차도 주택 부지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역시 마찬가지다.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동·자곡동 일대, 수서차량기지 등 서울시 내 일부 그린벨트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부는 훼손된 지역에 한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또한 반대 입장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지속적인 추가 물량 발표보다 기존 대책의 신속한 이행이 먼저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무리하게 추가 공급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면 담당 부처 직원들 업무가 가중된다"며 "이미 발표한 사업들을 차질 없이 꾸준히 추진하는 것이 보다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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