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 모르게 진행된 소송…대법 "공시송달 안 뒤 2주 내 추완항소 가능"

기사등록 2026/08/24 06:00:00 최종수정 2026/08/24 06:04:28

폐문부재로 피고 출석 없이 선고…원고 승소

추완항소 냈지만 2심 "선고 사실 알았다" 각하

대법 "기한, 선고 사실 아닌 공시송달 인지 기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소장을 못 받아 피소된 줄 모르다 결과를 나중에 알았다면, 판결문이 공시송달 된 사실을 안 이후 2주 내 추후보완항소 할 수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사진=뉴시스DB) 2026.08.24.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소장을 못 받아 피소된 줄 모르다 결과를 나중에 알았다면, 판결문이 공시송달 된 사실을 안 이후 2주 내 추후보완항소 할 수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추후보완항소는 민사소송법상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을 지킬 수 없었다면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내 항소할 수 있는 제도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A씨와 B씨는 베트남에서 학원 사업을 함께 하자며 동업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B씨가 이익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며 A씨는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2019년 12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B씨가 베트남에 거주 중인 점을 알면서도 소장에 B씨의 국내 주민등록지 주소를 기재했다. 소장은 모두 폐문부재·수취인불명으로 송달되지 못했고, 2020년 4월 B씨가 출석하지 않은 상태로 변론이 종결됐다.

1심은 원고 승소 판결했고, 2020년 5월 판결정본을 공시송달했다. 2021년 12월 A씨는 B씨와 메신저로 다른 주제로 대화하던 중 판결문 1면 사진을 보냈고, B씨는 "I already have a copy of that(이미 사본을 갖고 있다)"이라고 답했다.

B씨는 2023년 4월 판결등본을 발급받았고 이틀 뒤 추후보완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은 각하했다.

B씨가 2021년 12월 A씨와 대화 중 "사본을 갖고 있다"고 답한 점에 미뤄, 당시 판결선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봐 추후보완항소 기준일을 2021년 12월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사진=뉴시스DB) 2026.08.24. bluesoda@newsis.com

대법원은 판단을 달리했다. 판결선고를 안 사실이 아닌, 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까지 알았을 때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없어진 후 2주일 내 추완항소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사유가 없어진 후'는 당사자가 소송대리인이 단순히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때가 아니고 그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를 가리킨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가 보낸 판결문 1면 사진으론 사건의 구체적 청구원인까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판결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된 점까지 알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와 B씨가 사진 내용에 대해 서로 구체적으로 물어보거나 설명했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고 했다.

B씨가 '사본을 갖고 있다'고 답장했을 당시 이들이 소송과 상관없는 소재로 대화 중이었다며 "사본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워 B씨가 판결문 사본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씨가 판결문 1면 사진을 보냈을 무렵 B씨가 선고 사실을 알았다고 봐 그로부터 14일 지나 제기된 B씨의 추후보완항소는 부적법하다는 이유로 각하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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