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지갑 닫는 美 소비자…월마트 매출 증가율 6년 만에 최저

기사등록 2026/08/21 09:20:33 최종수정 2026/08/21 09:34:24

美 동일 점포 매출 2.6% 증가에 그쳐

휘발유 4달러 넘자 소비 압박…월마트 주가 9.2% 급락

관세 환급 29억달러 가격 인하에 투입

[버펄로=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7월31일 종료된 최근 분기 월마트의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861억달러(약 258조5300억원)를 기록했다. 사진은 미국 뉴욕 버펄로의 한 월마트 매장 모습. 2026.08.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유가 상승이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을 압박하면서 월마트의 미국 동일점포 매출 증가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7월31일 종료된 최근 분기 월마트의 순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한 1861억달러(약 258조5300억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일부 지분투자 가치 하락 등의 영향으로 9.4% 감소한 63억7000만달러(약 8조8500억원)였다.

미국 동일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6%보다 크게 둔화한 것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분기 증가율이다. 동일점포 매출은 최근 12개월 동안 운영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의 매출을 합산한 지표다.

매출 증가세 둔화에도 월마트는 연간 실적 전망을 상향했다. 올해 순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3.5~4.5%에서 4~5%로,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6~8%에서 7~8.5%로 높였다.

그러나 시장은 미국 소비 둔화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월마트 주가는 이날 9.2% 급락한 103.84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4년여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월마트는 미국 소비 경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바로미터'로 꼽힌다. 최근 매출 증가세 둔화에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약가 인하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영향을 미쳤지만, 고유가에 따른 소비 여력 감소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존 데이비드 레이니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연료 가격이 급등하기 전인 지난 2월보다 소비 환경이 약해졌다며 "연초와 비교해 높은 연료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추가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으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인 영향"이 나타난다며 구매 품목 사이에서 선택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소비자들이 여전히 지출에 신중한 가운데 높은 휘발유 가격으로 생필품 사이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 소비는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월마트는 식료품과 장난감, 패션, 자체브랜드(PB)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으며 특히 연소득 10만달러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격 인하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관세 환급으로 받은 29억달러 가운데 일부를 상품 가격을 낮추는 '가격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가격 상승폭이 컸던 쇠고기 등을 중심으로 가격 인하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초 수입품에 부과했던 관세를 지난 5월부터 기업들에 환급하고 있다. 앞서 미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 가운데 상당 부분을 불법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따르면 정부가 약 33만개 수입업체로부터 거둔 1680억달러 가운데 7월31일까지 1000억달러가 환급됐다.

대규모 관세 환급을 받은 곳은 월마트뿐만이 아니다. 타깃은 9억9400만달러, TJX는 3억3100만달러를 돌려받았으며 홈디포와 로우스도 각각 7억3000만달러와 8000만달러를 환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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