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디올백·尹 구속취소, 토론대 올라…"법왜곡 판단 기준은"

기사등록 2026/08/20 20:08:38 최종수정 2026/08/20 21:04:24

'의도적 축소·단순 법해석, 어떻게 구별하나'

尹 구속취소·檢 즉시항고 포기도 사례 제시

재판소원 1581건 중 전원재판부 회부 15건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법왜곡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등을 두고 단순한 법률해석상 오류와 의도적인 법왜곡을 어떻게 구별할지가 쟁점으로 제시됐다. 사진은 김 여사가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2026.08.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법왜곡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등을 두고 단순한 법률해석상 오류와 의도적인 법왜곡을 어떻게 구별할지가 쟁점으로 제시됐다.

20일 백민 변호사(변호사시험 2회)는 한국법학교수회가 주최한 '사법제도개혁을 위한 공동학술대회'에서 '법왜곡죄는 어떻게 작동할 것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문을 통해 디올백 수수 사건을 언급했다. 형사법을 전공한 백 변호사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소속 특별수사관으로 재직 중이다.

디올백 수수 사건은 김 여사가 2022년 6∼9월 최재영 목사로부터 청탁과 함께 디올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을 골자로 한다.

2024년 10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됐으나 이후 민중기 특검팀이 출범해 관련 수사·기소가 이뤄져 지난 6월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다.

백 변호사는 법왜곡죄 적용 예외에 관한 기준을 논의하면서 '최근 법왜곡 사례'라는 항목에서 이 사건을 제시했다.

형법은 법령 해석의 합리적 범위에서 이뤄진 재량적 판단은 법왜곡죄에 해당하지 않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검찰은 당시 김 여사에게 제기된 여러 청탁 사항 가운데 윤석열 당시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는 사안을 일부로 한정한 뒤 금품수수와 청탁 사이 대가관계를 부정해 무혐의 처분했다.

청탁과 금품수수의 시간적 선후관계와 청탁 내용이 실제로 실현됐는지 여부 등도 대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반면 이후 특검의 공소제기와 1심 재판에서는 검찰이 인정하지 않았던 여러 청탁 사항과 대통령 직무관련성이 인정됐고, 금품수수와 청탁 사이 대가관계도 인정됐다.

백 변호사는 이처럼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수사기관이 어떤 사실을 관련 사실관계로 선별하는지 자체가 법왜곡죄 적용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백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범죄사실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관련 사실관계를 어떠한 기준으로 선별하고 그 선별된 사실관계에 법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법령의 합리적 해석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가 문제가 된다"고 짚었다.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법 적용에 필요한 사실관계를 의도적으로 축소한 경우와 단순히 법률 해석을 달리한 경우를 어떻게 구별할지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법왜곡죄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건희 여사 디올백 사건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등을 두고 단순한 법률해석상 오류와 의도적인 법왜곡을 어떻게 구별할지가 쟁점으로 제시됐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한 모습. 2026.08.20. photo@newsis.com

백 변호사는 두 번째 사례로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및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 사건을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체포됐으나 구속기간이 만료된 상태에서 기소됐다는 이유로 같은 해 3월 구속취소됐다.

당시 재판부였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당시 부장판사 지귀연)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소요된 기간을 '날'이 아닌 실제 경과한 시간으로 계산하는 한편, 체포적부심사에 소요된 시간도 구속기간에 산입했다.

이와 관련, 백 변호사는 체포적부심사 기간을 구속기간에서 제외하거나 구속 전 피의자심문 기간을 '날' 단위로 계산했다면 공소제기 당시 구속기간이 만료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었다는 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판단을 단순한 법률해석상 오류인지, 특정한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으로 법률을 왜곡한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구속취소 결정 이후 검찰이 즉시항고하지 않은 것도 법왜곡죄 관점에서 검토할 문제로 봤다.

백 변호사는 당시 윤 전 대통령 석방에 따른 중대한 위험 등을 고려할 때 검사의 즉시항고 여부에 관한 재량이 사실상 축소됐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즉시항고 포기를 단순한 소송상 판단이나 재량 행사로 볼 것인지, 특정한 목적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법률이 예정한 불복절차의 작동을 의도적으로 저해한 행위로 볼 것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공동학술대회에서는 재판소원 제도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다.

허완중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7월21일까지 접수된 재판소원 1581건 가운데 전원재판부에 회부된 사건은 15건이라고 밝혔다.

허 교수는 1%에도 미치지 않는 전원재판부 회부율과 사전심사 절차 등을 근거로 재판소원 도입으로 헌법재판소가 사실상 '제4심'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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