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교직원 수백차례 협박·폭언…학부모 실형·법정구속(종합)

기사등록 2026/08/20 17:30:01

법원 "학부모 민원은 교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충북교육청, 교육 활동 침해 학부모 첫 고발 사례

경찰, 학부모 아동학대 혐의도 적용 송치, 검찰 기소


[청주=뉴시스] 김재광 기자 = 자신의 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직원 등 여러 명을 상대로 상습적인 협박과 폭언으로 교권 침해를 일삼은 40대 학부모가 법정구속됐다.

충북도교육청이 악성 민원 등 교육 활동 침해로부터 교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학부모를 상대로 처음 법적 대응에 나서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영동지원 형사1단독 강창호 판사는 20일 정보통신망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에 벌금 20만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3년,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도 명령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에 벌금 20만원을 구형했다.

A씨는 2024년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당시 3학년)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강제 전학 조처를 당하자 사안 조사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담임과 기간제 교사 2명을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사안에 대해 충북도교육감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으로 정상적인 생활 지도로 본다'라는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경찰은 "아동 학대로 볼 수 없다"며 무혐의로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A씨는 초등 학생 아들을 "병설유치원 통학버스에 태워달라"며 학교에 반복해서 민원을 넣고,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자 교육지원청과 도교육청 관련 부서 교직원 수십명을 상대로 욕설·협박하는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수백차례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

충북교육청은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 학부모의 악의적인 민원이 교사의 정당한 생활 지도와 교육 활동을 방해하고 행정 기능을 마비시켜 학교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판단했고 경찰에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A씨를 수사하면서 자기 아들을 여러차례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도 밝혀내 불구속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겼다.

강 판사는 "피고인이 학부모로서 학교 운영 방침이나 교육과정에 시정이나 개선을 요구할 권리는 있지만 교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며 "학부모의 요구가 정당한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할지라도 그 방식이 교직원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학교 운영 자체를 방해할 정도의 행위까지 허용될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민원이 일부 받아들여져 시정 조치가 이뤄지거나 피고인의 행동에 일부 정당한 목적이 있다고 볼 여지도 있지만 교직원과의 대화 내용이나 표현 방법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통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된다"며 "피해 교직원들은 피고인의 지속적인 항의 전화, 고성과 항의로 인해 신경안정제를 처방받거나 심리 상담을 받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poi@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