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노조·노동이사 "지방이전 반대" 한목소리

기사등록 2026/08/20 17:05:34

노동이사, 내부 검토자료·정부 협의내역 공개 요구

지방이전시 5년차 미만 근무의향 12%…조직이탈 우려

24일 금감원 노조와 공동 기자회견…지방이전 공동대응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1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8.1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김민수 기자 =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을 앞두고 예금보험공사 노동조합과 노동이사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노동이사는 예보 이사회에서 지방이전 문제를 공식 제기하고 경영진에 관련 내부 검토자료와 정부·지방자치단체 협의 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20일 예보 노조에 따르면 김대의 예보 노동이사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지난 3월에 이어 지방이전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과 소속기관 등 350여곳을 대상으로 이전 대상과 지역 배치 기준 등을 검토해 연내 이전 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선도기관을 중심으로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과 함께 예보도 이전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특히 예보의 경우 세종 이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노조는 지난 11일 정책토론회를 열고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김 노동이사는 이날 "지방이전은 이사회 밖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상법상 이사회의 업무감독권과 이사의 충실의무를 근거로 경영진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특히 상법상 '이사의 보고요구권'을 행사해 예보가 그동안 진행한 지방이전 관련 내부 검토자료와 정부·지자체와의 협의 내역 일체를 이사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향후 지방이전 관련 진행 상황과 대응 계획도 이사회에 지속적으로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예보 노조에 따르면 예보가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주사무소를 서울에 두도록 규정한 예금자보호법 제5조의2 개정과 함께 이사회 및 예금보험위원회 의결을 거쳐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예금보험위원회는 예보 사장을 위원장으로 재정경제부 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은행 부총재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예보 노조가 지방이전 대응을 위해 외부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도 공유됐다.

노조는 지난 4월 법무법인 린 금융법제연구센터'에 예금보험기구의 적정 입지 등에 관한 연구용역을 의뢰했다. 연구에서는 금융위기 대응성과 조직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서울 잔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지방이전 시 5년차 미만 직원의 계속 근무 의향이 12%에 그쳤다는 설문 결과도 포함됐다.

김 노동이사는 "지방이전은 조직 구성원의 근로조건과 삶의 기반 전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사안"이라며 "노사 어느 한쪽만의 과제가 아닌 만큼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리스크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헌 예보 노조위원장은 "성명 발표를 넘어 객관적인 연구용역으로 논리를 세우고 노동이사를 통해 이사회라는 공식 의사결정 기구에 정식으로 공론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현장의 목소리와 이사회의 권한을 결합한 새로운 대응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예보 노조는 향후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지방이전 대상 제외 필요성을 설명하는 한편 노동이사를 통한 이사회 차원의 대응도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24일에는 금융감독원 노동조합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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