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달더 전 대사 “나토 3.0? 돼지에게 립스틱 바르기”

기사등록 2026/08/20 17:07:54

“러 위협으로 보지 않는 美, 안보 인식 유럽과 달라”

“나토 버리지 않는다는 희망 남겨두기 위한 겉치레”

美 개입없으면 유럽국내 긴장도 우려…“2차례 대전으로 스스로 파괴”

[서울=뉴시스] 이보 달더 미국 전 나토 대사.(출처: 달더 전 대사 X) 2026.08.2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의 유럽에 대한 안보 공약 약화로 자체 방위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로 등장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3.0’에 대해 전직 나토 대사가 “마치 돼지에게 립스틱을 바르는 것과 같다”며 혹평했다.

20일 유로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보 달더 전 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안보가 더 이상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달더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09년 5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나토 대사를 지냈다.

달더 전 대사는 “동맹의 핵심은 위협에 대한 공통된 인식과 모든 구성원의 안보가 불가분하다는 생각에 기반하지만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는 이 두 가지 생각을 모두 저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더 이상 러시아를 미국에 중요한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며 “나토 3.0은 트럼프가 나토를 완전히 버리지는 않을 거라는 희망을 조금이라도 남겨두기 위한 겉치레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언 브레진스키 전 미 국방부 유럽·나토 정책 담당 차관보는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유럽을 핵심 이익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외부 안보 보장자로서의 지위뿐만 아니라 유럽 내 분쟁 완화 역할에서도 후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브레진스키는 유로뉴스 인터뷰에서 “핵심 이익이란 기꺼이 싸우고 목숨을 바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데, 현 미 행정부에는 유럽을 예전 같은 관심 대상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은 냉전 이후의 질서를 포기하는 것을 반영한다”며 “나토 3.0에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 안보에서 철수하는 해외 억지력 구축으로 침략이 미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다는 냉전 시대의 방어 중심 외교 정책도 되돌리는 것으로 브레진스키는 해석했다.

그는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유럽 국가들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의 리더십이 없다면 유럽이 걱정된다”며 “나토와 미국의 긍정적인 개입 이전 유럽이 두 차례의 세계 대전으로 스스로를 파괴했다”고 말했다.

‘나토 3.0’은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이 2월 브뤼셀 나토 국방장관 회의 연설에서 나토에 대해 냉전기는 ‘1.0’, 냉전이 끝난 뒤 유럽의 대미 의존도가 높아진 시기 ‘2.0’에 이어 붙인 것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유럽이 더 큰 부담을 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유럽 국가들도 국방비 국내총생산(GDP)의 5% 증액 등으로 더 책임을 맡으면서, 한편으로는 영국과 프랑스의 핵우산 공유 등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은 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가진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유럽과 캐나다는 동맹 방위에 더 큰 책임을 지겠다”며 “이것이 나토 3.0이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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