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규제 코앞인데…수출기업 탄소데이터 관리는 '각자도생'

기사등록 2026/08/20 09:39:41 최종수정 2026/08/20 10:06:24

수출기업 99.3%, 고객사로부터 탄소 데이터 제출 요구 받을 예정

자체 시스템 66.3%·엑셀·수기 42.4%…표준 부재로 이중 작업

[서울=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6.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의무화와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해외 탄소 규제가 본격화했지만, 수출기업 대다수는 탄소 데이터를 표준화된 플랫폼 없이 제각각 관리하거나 수기 방식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기업의 99.3%가 고객사로부터 탄소 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협력사에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는 응답도 90.3%에 달했다.

탄소 데이터 관리 방식에 대한 복수 응답 결과 66.3%는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관리하고 있었다.

다만 공용 표준 플랫폼이 없어 기업별로 제각각 관리하는 '각자도생'에 머물렀다.

고객사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엑셀·수기 문서를 활용한다는 응답은 42.4%, 고객사별 개별 서식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38.8%였다.

기업마다 기준과 서식이 달라 데이터를 일일이 재가공하는 '이중 수작업' 부담과 행정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들은 필요한 지원으로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 64.0%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 53.7% 등을 꼽았다.

플랫폼 도입의 걸림돌로는 시스템 구축·연계 비용 부담이 64.0%로 가장 많았고, 전담 인력·시간 부족이 62.7%로 뒤를 이었다.

플랫폼 활용의 선결 과제로는 영업기밀 등 기업 데이터 보호와 국제표준·해외 기준과의 호환성이 각각 54.0%로 가장 많이 꼽혔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난 6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기업들이 CBAM과 디지털제품여권(DPP) 등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 배출량 측정(Measurement)부터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까지 전 과정을 지원한다.

양 기관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측정 설비 설치 지원 확대 ▲내부 시스템·관리 양식 연계 비용 바우처 지원 ▲탄소 데이터 산정 컨설팅과 전담 인력 인건비 지원 ▲저탄소 설비 금융 지원 등을 제안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글로벌 탄소 규제로 검증된 탄소 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을 통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민근 한국산업단지공단 산단e전환실장은 "산업단지 MRV 플랫폼의 수출기업 탄소 규제 대응 지원 기능을 높일 계획"이라며 "대한상의와 함께 플랫폼 도입·연계 비용과 인력 지원 등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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