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면 뭐해? 내집 마련은 '넘사벽'…서울 상경 직장인의 한숨

기사등록 2026/08/18 19:26:47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정부가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인센티브를 제공해 2030년까지 약 23만4000호 규모의 도심 주택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13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시내 아파트가 내려다보이고 있다. 2026.08.13.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지방에서 태어나 공부를 잘해 서울로 올라온 한 직장인이 치솟은 집값과 자산 격차에 대한 고민을 토로해 누리꾼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부동산 알아보다 우울증 생기는 거 같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방 가난한 집에서 공부 잘해서 서울 올라오고 연봉도 또래보다 높은 편이라 생각하는데, 빚 갚느라 돈을 많이 못 모은 것도 있지만 그런 거 감안해도 집 사는 게 너무 벽"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학 처음 올라와서 느낀 신분의 차이를 훨씬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며 "그러다 보니 막상 어렸을 때 있지도 않았던 집안에 대한 원망도 생긴다"고 털어놨다.

작성자는 부동산 관련 애플리케이션과 커뮤니티를 계속 찾아보면서 일상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괜히 어설프게 공부 잘해서 서울 올라와 이런 세상을 알아버린 게 독이 돼 버린 것 같기도 하다"며 "더 잘 살아갈 수 있을까 싶어서 밝고 긍정적인 면이 점점 사라져버리는 것 같다"고 호소하며 "다들 어떻게 극복하시나요"라고 물었다.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저랑 모든 게 같다"며 "전 다시 회피 모드 했다. 그랬더니 스트레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 번에 가려는 욕심을 내려놓으라"며 "금수저들은 그 윗세대 중 누군가가 열심히 노력해서 일군 결과라는 걸 인정하고, 내 후대에는 더 잘살 수 있도록 내가 가문을 일으켜보겠다고 다짐해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시드머니를 모은 후 갈 수 있는 최고 집을 매수하고, 다시 돈을 모은 뒤 갈아탈 집 시세를 예의주시하라"며 "상승이든 하락이든 갭이 좁아지거나 갈아탈 상황이 되면 갈아타는 과정을 반복하라"고 했다.

부동산 자체를 내려놓으라는 조언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결혼 안 할 거면 그냥 비교하지 말고 오피스텔이나 빌라 전월세에 가서 행복하게 살라"며 "꼭 모두가 아파트에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맞벌이를 하거나 미래를 위한 현실의 만족을 희생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의 부동산 문화 자체를 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캐나다나 호주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유독 한국이 돈을 모아 최종적으로 부동산을 사는 문화가 심한 것 같다"며 "사람들이 서로 비교하면서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방 출신으로 서울에 올라온 뒤 비슷한 고민을 했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그는 "저도 그랬다. 경기도도 이 정도인데 서울은 오죽할까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20대 후반, 30대 초반이 그런 상황을 겪기에는 행복의 기회 비용이 너무 크다"며 "출발선부터 다른 미친 경쟁에서 빠지고 싶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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