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높을수록 AI노출도 상승…생성형AI 영향
한은 "AI 시대에 맞는 직업 훈련 등 필요"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청년 고용이 감소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18일 한은이 발표한 '청년 고용 위축, AI 탓인가? 변화하는 경력 사다리와 대응 과제'에 따르면 지난 4년(2022년 6월~2026년 6월) 동안 청년층 일자리는 28만5000개 줄었다. 이 가운데 AI 고노출 업종에서만 26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AI 고노출 업종인 정보서비스업(-31.4%)과 출판업(-27.4%), 컴퓨터 프로그래밍업(-16.6%), 전문서비스업(-11.6%) 등에서 청년 고용은 큰폭으로 감소했다.
청년 고용은 AI 활용 방식과 학력에 따라 갈렸다.
최근 청년 고용 감소는 AI로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업종에 집중됐다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반면 증강 비중을 기준으로 했을 때는 해당 패턴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AI의 고용 영향은 도입 자체보다 활용 방식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또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AI 노출도가 상승했다는 것이 한은의 시각이다. 고학력 근로자가 생성형 AI로 할 수 있는 인지적, 분석적 업무를 상대적으로 많이 담당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 AI 활용에 따른 업무 시간 감소율도 고학력 근로자가 더 컸다.
그 결과는 학력별 실업률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챗GPT 출시 이전에는 대졸과 전문대졸 이하 청년층의 실업률이 비슷했지만, 2022년 11월 이후 대졸 청년층의 평균 실업률은 7.0%로 전문대졸 이하(5.4%)보다 1.6%포인트 높아졌다.
더 큰 문제는 신규 채용 감소에 더해 기존 청년 근로자의 유출도 늘어나고 있다는 데 있다.
AI 고노출 업종으로의 청년 고용 유입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줄었지만, 이들 업종에서 미취업 상태로 이탈한 유출량은 증가했다. 청년들은 취업을 하더라도 고용 관계를 유지하고, 경험과 숙련을 축적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은은 최근 청년 고용 변화에는 팬데믹 이후 산업별 고용 조정, 경력직 중심 채용, 재택 근무를 비롯한 업무 방식의 변화 등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먼저 청년층과 달리 50대의 일자리는 같은 기간 23만개 늘어났는데, 17만3000개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발생했다. AI 노출도가 높은 산업에서 주니어 고용은 감소하고, 시니어 고용은 유지되거나 증가하는 '연공 편향 기술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판단이다.
또 팬데믹 회복 과정에서 과열됐던 노동시장이 정상화되며 당시의 고용 증가가 일부 되돌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AI 고노출 업종과 팬데믹 기간 중 채용이 빠르게 늘어난 업종이 상당 부분 겹친다는 측면에서다.
한은은 기업이 필요한 경험을 갖춘 근로자를 외부에서 채용하는 방식을 선호하게 됐다는 변화와 재택 근무 확대에 따른 시니어의 단기 생산성 확대 등도 청년 고용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AI가 청년 고용 위축은 원흉이라기보다는 기존에 진행되던 채용 및 업무 방식 변화를 가속하거나 증폭하는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자리 보전보다는 경력 사다리를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I 시대에 맞는 직업 훈련과 인재 양성 비용 지원, 기술 투자와 인재 양성 간 정책 지원의 균형 점검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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