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논란 항모 링컨함 CNN 사흘 탑승기…“초기 배급제로 몸무게도 줄어”

기사등록 2026/08/18 08:10:00

“열악한 환경과 승무원들의 정신 건강, 사실이고 중요한 문제”

장교 식당·전용 공간 등 항모내 시설 계급 차이 분명

상담사·치료 견·군목 등 정신건강 지원 자원 마련

[에이브러햄 링컨함=AP/뉴시스] 3월 1일 미 해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CVN 72)에 E-2D 호크아이 조기경보통제기가 착륙하고 있다. 2026.08.18.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란 전쟁에 장기간 투입된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에서 승조원이 투신하는 사례까지 나오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CNN은 17일 ‘고난과 회복력이 함께 한다’는 제목으로 지난달 7일부터 사흘간 오만의 두쿰 항에 정박해 있던 링컨함의 승선기를 실었다.

방송은 최근 링컨함과 관련해 열악한 환경과 승무원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초점이 되고 있어 항모 탑승 경험을 소개한다며 이러한 이야기들은 사실이고 중요한 문제라고 밝혔다. 

◆ 항모 장병들, 전황 뉴스 안봐 “일상화된 듯”

항모에 오를 때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세 번째로 유조선이 이란의 공격을 받을 때였다. 

함상에 와이파이가 있었지만 대부분은 뉴스를 보지 않았다. 긴장이 고조되었다가 완화되는 순환을 수없이 경험해 이런 상황이 일상적인 일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링컨호에 승선한 사흘 동안 약 5000명의 장교와 사병 중 많은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하나의 이야기로 요약될 수 없는 복잡한 양상을 보여준다.

진정한 고난과 회복력이 때로는 한 사람과 집단에서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링컨함의 약 9개월에 걸친 원정 항해는 승조원들의 자살 시도 및 해상 구조 사례 보고 등으로 가족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 하루 1만7000끼 식사 냉동식품·14일마다 바뀌어 

아침 식사로 우리 식탁에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가 차려져 있었다. 이는 이번 항구 방문 이후 최근에 생긴 변화였다.

전쟁 초기 이란의 공습으로 바레인을 통한 보급망이 차단되면서 배급제가 시행돼 몇 몇은 체중이 상당히 줄었다고 털어놨다.

후에 항모 방문 시 상황은 나아졌지만 하루 제공되는 1만7000~1만 8000끼의 식사는 대부분 냉동식품으로 14일 주기로 바뀌었다.

‘피자 데이’ ‘햄버거 데이’도 있고 아이스크림 파티 같은 사기 진작 행사도 있었다.

매 끼니마다 최대 한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이런 고된 노동은 사람들을 금방 지치게 했다.

해군은 성명에서 “링컨함은 중동의 보급 기지가 전투로 마비된 매우 불안정한 환경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지휘부는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물자 보급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식량, 위생용품, 그리고 우편물 순으로 보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객실, 항공기 이착륙 소리 안끊겨

사진기자와 프로듀서 등 제작팀이 묵었던 객식은 항공기 이착륙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

공용 장교용 화장실은 온수는 나왔지만 청소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다른 객실에서는 변기가 막혀 아예 사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다.

취재 마친 후 선원이 “배 곳곳에 곰팡이가 핀 지 꽤 됐다. 천장에서 곰팡이가 얼굴, 어깨, 팔, 머리로 떨어지는 걸 생각하면 정말 소름 끼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항모에는 계급 차이가 분명해 장교 식당과 장교 전용 공간 시설은 사병들이 함께 쓰는 숙소 및 공용 공간과 확연히 다르다. 

사진기자 존 토리고는 “뜨거운 물은 시간 제한없이 나왔으나 곰팡이도 있고 낡은 배관도 봤다”며 “수개월 항해하며 낡아 보였다”고 말했다.

제작팀은 함모 통로가 좁았고 젊은 사병들은 임무의 일부가 아니면 비행갑판에 나가지 않는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 병사 “외로움 설명하기 힘들어, 사생활 전혀 보장되지 않아”

한 해군 병사는 문자 메시지로 “9개월이 넘는 기간 느끼는 외로움을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좁은 방에 갇혀 있는데, 돌아다닐 공간은 꽤 있지만 사생활은 전혀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승무원의 거의 절반은 20대 중반 또는 그보다 어린 나이다.

일부는 사기 저하, 반복적인 업무, 그리고 거의 휴식 시간 없이 12시간에서 16시간씩 일하는 것에 대해 불평했다.

일부는 와이파이가 있어 지난번보다 낫다고 하고, 일부는 다른 승무원들을 제2의 가족처럼 여긴다고 했다.

◆ 열악한 환경보다 기약없는 작전연장이 더 큰 문제
 
병사들은 식량, 물자 부족, 곰팡이, 우편물 지연이 아니라 기약없는 작전 연장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

한 선원은 “파병이 힘든 주된 이유는 애초에 2주 정도로 예정된 작전이 7개월이나 연장된 것”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처음에는 이란 시위대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란의 비핵화, 이제는 봉쇄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파병 목적 자체가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되는 파병 연장은 가족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가족들은 우리가 돌아올 때까지 삶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 “함장, 소통도 잘 해 주고 최선을 다한다” 평가도

한 병사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를 위협하는 가운데 이보다 더 나은 상황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우리와 소통도 잘 해 주고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함장님이 있다”고 말했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예비역 제독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육군 병사들은 12개월 동안 지상 전투에 투입되었지만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시지포스가 바위를 산 위로 굴리는 것처럼 전쟁이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함선 내 와이파이 접속으로 선원들이 불만을 실시간으로 본국에 전달하기가 더 쉬워졌고 이는 책임성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제작팀이 항모를 떠난 뒤 한 수병이 구명조끼를 입고 바다로 뛰어들어 물속에서 구명조끼와 군화를 벗었지만 헬리콥터로 구조됐다.

밀리터리 타임스는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다른 수병들의 투신 시도 사례도 보도했다고 CNN은 전했다.

수병의 해상 낙수 사고는 링컨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정신 건강 문제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이번 사건은 거의 확실하게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던 수병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CNN은 전했다.

◆ 상담사·치료 견·군목 등 정신건강 지원 자원 마련
 
CNN은 5000명이 탑승한 해상 도시 항모에서 직책, 나이, 계급에 따라 경험이 극명하게 다르고 일부 해군 장병들은 분명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해군 관계자는 자살 충동은 함선에 승선한 직후 증가했다가 수병들이 적응하면서 감소한다고 말했다.

해군에는 상담사, ‘캡틴 패덤’이라는 이름의 치료견, 매일 밤 기도를 하는 군목 등 다양한 정신 건강 지원 자원이 마련되어 있다.

방송은 여러 논쟁과 관계없이 장기간의 작전 투입으로 선원들이 무엇을 희생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단 하나의 이야기로 축소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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