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막판 재상고 나선 배경은…"일부 주식으로 지급, 노소영이 거절"

기사등록 2026/08/16 15:11:31

파기환송심 판결 후 막판까지 재상고 고심

9440억원, 현금+주식 지급 제안…노 거부

재상고심서 기여도 등 법리오해 주장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최태원(왼쪽사진)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뉴시스DB) 2026.08.1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권지원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를 결정한 배경에는 9440억원에 이르는 재산분할금 지급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서울고법 파기환송심 선고 이후 9440억원에 달하는 분할금 마련 방안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노 관장 측에 현금과 SK 주식을 섞어 지급하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K주식을 일부 매각하는 안도 검토됐으나, 대규모 지분을 단기간에 처분할 경우 주가 하락과 경영권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분할금 일부를 SK 주식으로 지급하되 주가 하락 시 차액을 물어주고 상승분은 챙기지 않는 조건을 제시했으나, 노 관장 측은 전액 현금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최 회장 측은 재상고 기한 만료 직전인 지난 14일 밤 11시59분 서울고법 가사1부에 재상고장을 제출했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원을 지급하고, 지급이 늦어지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연 5%의 지연 이자도 부담해야 했다. 이는 하루 약 1억3000만원, 연 기준 약 472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거액의 현금 마련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재산분할금 확보 시간을 벌기 위해 재상고를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 측 대리인단은 재상고 직후 낸 입장문에서 "여러 사정을 고려해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며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재산분할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9년에 걸친 법적 다툼 끝에 나온 결론으로, 환송 전 2심이 인정한 1조3808억원에서 약 4300억원 줄어든 규모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 기여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SK 주식은 여전히 부부 공동재산이자 재산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가사·양육 및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이 주식 가치 상승에 기여했다고 인정하고, 부부 공동재산 중 3분의 1(33.33%)을 노 관장 몫으로, 3분의 2(66.66%)를 최 회장의 몫으로 정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뉴시스DB) 2026.08.16. 20hwan@newsis.com

사건이 다시 대법원으로 넘어가면서 재상고심에서는 기여도 반영 및 분할액 산정 법리가 주된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최 회장 측은 비자금과 경영권 유지 목적의 증여 주식 등이 제외됐음에도 항소심(35%)과 유사한 비율이 유지된 점 등을 두고 다툴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기보다 원심의 법리 오해 여부를 살피는 법률심인만큼, 파기환송심 결론이 다시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법조계 안팎에선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앞선 대법원 상고심 판결 취지에 맞춰 결론을 낸 만큼, 대법원이 재상고를 기각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사건을 한번 더 파기하는데 따른 대법원의 부담도 이유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재파기환송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leakw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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