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주 1주택 불이익 과도"…전문가들 "실거주 특례 넓혀야"

기사등록 2026/08/13 20:01:10 최종수정 2026/08/13 20:08:02

"거주 인정 3년은 너무 짧아…5년으로 늘려야"

장특공제 보유분 유지·기본공제 상향 제안도

보유세 강화엔 "임대시장 불안·풍선효과 우려"

"초고가주택 과세, 중장기 집값 안정엔 도움"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2026.08.06. kkssmm99@newsis.com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비거주 기간을 거주 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에 '1년 이상 거주' 요건이 붙어 있는데, 이건 없애거나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인한 거주 인정 기간을 지금 3년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너무 박하다. 지방에 가면 5년, 해외에 가면 5~6년 근무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5년 정도로 늘려주는 게 좋겠다."

"보유세가 강화되면 조세 전가로 인한 임대시장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고, 초고가주택 아래 가격대의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공급 확대 정책이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026년 세제개편안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부동산 세제 관련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강경훈 동국대교수, 강성훈 한양대 교수, 김병철 재경부 조세총괄정책관, 김인수 매경 논설위원, 문윤상 한국개발연구원(KDI) 부동산연구팀장, 오동문 동국대 교수, 우석진 명지대 교수, 이중교 연세대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초고가·비거주 1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개편안과 관련해 실거주 인정 요건과 장기보유 혜택 등 세부 제도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놨다.

◆"비거주 불이익에 세입자 피해"…실거주 특례 요건 완화 주문

먼저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국민 반발이 거센 비거주 1주택 세제 개편과 관련해 장기보유 혜택을 없앨 경우 임대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세를 놓고 다른 곳에 거주하던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본인 소유 주택으로 빠르게 복귀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부득이한 사유로 주거를 옮긴 경우 비거주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 요건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종전 주택에서 '1년 이상 거주'하도록 한 요건에 대해 "이건 없애야 된다고 본다. 아니면 가장 최소한으로 줄여야 된다"며 우리나라의 주거 이동성이 높은 현실을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 교수는 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를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는 것 외에는 상당수 개편 내용이 증세 요인이라고 평가하면서 "고가주택 기준을 14억원이 아니라 17억원 정도로 바꿔야 된다"고 말했다.

이중교 연세대 교수도 비거주 주택에 세제상 불이익을 줄 경우 집주인이 실거주를 위해 돌아오면서 기존 세입자가 밀려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비거주에 불이익을 주면 보유자들이 들어오고 세입자들이 튕겨져 나가는 문제점이 분명히 단기적으로 있다"며 세입자 보호대책이나 충분한 유예기간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득이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한 기간을 거주기간으로 인정하는 특례에 대해서는 "3년은 너무 박한 것 같다"며 지방·해외 근무기간 등을 고려해 "5년 정도는 늘려주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보유세 강화에 임대시장 불안·풍선효과 우려…"공급 확대 병행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보유세 강화에 따른 부작용으로 임대시장 불안과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강성훈 한양대 교수는 "조세 전가로 인한 임대시장의 불안정성, 초고가 가격 아래에 있는 주택 가격의 상승 압력, 풍선효과라고 볼 수 있다"며 초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이 커질 경우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의 주택으로 이동해 해당 시장이 불안해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어 "조세정책 효과가 공급정책하고 맞물려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급 확대 정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도소득세 개편과 관련해서도 실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방향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세 부담 강화가 매물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양도세가 거래 단계에서 발생되는 세금이기 때문에 동결 효과,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게 또다시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도 역시 공급이 굉장히 중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장특공제, 거주 중심 일원화 신중해야"…초고가 보유세엔 긍정 평가도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도 나왔다.

문윤상 KDI 부동산연구팀장은 "장특공제는 명목 차익을 조정하는 목적도 있다"며 "보유에 따라 명목 가격이 올라가는 부분은 어느 정도 조정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문 팀장은 종부세에 거주 여부를 반영하는 방식도 제도를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그는 "6월1일 하루만 전입신고를 해 놓으면 거주로 볼 것인지 등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거주 요건을 매년 과세하는 종부세에 적용하는 것이 세제 체계를 얼마나 복잡하게 만드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고가주택에 집중적으로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향이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는 "가장 최상급 주택에 대해서 세금을 올리는 게 중장기적으로 주택 가격 사다리를 재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최상위 주택의 가격 상승이 제약되면 그 아래 가격대 주택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거주 중심 세제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와 주거 미스매치를 완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강 교수는 고령층이 강남·서초 등 고가주택을 보유한 채 외곽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거주 중심 전환이 "가격이 계속 오르고 똘똘한 한 채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문제와 직주 매칭이 안 되는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진행하며 국민과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하는 등 수정·보완이 필요한 항목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친 뒤 다음달 3일 이전 정부안을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제출 전까지 일부 내용을 손질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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