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빗장 푼다…공급 기대 커지나 집값 자극 우려도

기사등록 2026/08/13 14:36:45

세제·금융 인센티브, 이주비 대출 완화

"강북·비강남 정비사업 개선효과 기대"

동시다발 사업추진시 전세→매매 자극

"분양가·공공기여·실수요 접근성 관리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13일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아파트 건설 현장이 보이고 있다. 2026.07.1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정부가 도심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주비 대출 등 사업 속도를 늦추던 문제가 해소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자칫 임대차시장을 비롯해 서울 핵심지역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만큼 이주 시기 조절 등 사업 관리가 필요하고 조언했다.

국토교통부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는 1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 브리핑을 발표했다.

8·13 대책에는 지난해 9·7 대책에서 발표한 '정비사업을 통한 2030년까지 수도권 23만4000호 착공 지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속 착공 사업장 취득세·PF·금융 인센티브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 70% 완화 ▲이주비 대출 은행권 총량관리 목표 별도 관리 ▲이주비 대출 LTV 담보가치 산정 기준 합리화 등의 제도 개선안이 담겼다.

업계와 실수요자 중심으로 요구해온 이주비 대출 완화가 대표적이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강화 이후 지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는 입주를 앞두고 잔금 대출이 막힌 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아파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번 대책은 정비사업 관련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 별도 관리해 숨통을 텄다. 수도권 규제지역 기준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 담보인정비율(LTV) 40%로 인해 부족한 이주비를 충당할 추가 이주비 대출 보증상품도 신설한다.

이주비 대출 LTV 산정 방식도 종전에는 재건축재개발하기 전 종전자산평가액이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신축 주택의 '종후자산평가액'과 더 큰 금액을 기준으로 삼게 해 대출 한도를 사실상 늘렸다.

재개발 조합 설립 동의율을 현행 75%에서 재건축 조합과 같은 70%로 낮추고, 공공재개발·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동의율도 현행 3분의 2(67%)에서 60%로 완화해 정비사업 초기단계 문턱도 낮췄다.

공사비 분쟁 등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중재할 '정비사업 전문 중재기구'를 국토부 내에 신설해 분쟁 조정에 나선다. 확정판결 효력을 갖춰 공사비 분쟁, 지방정부 내 인허가 이견, 관리처분계획 관련 분쟁에 대응하도록 했다.

[서울=뉴시스]


전문가들은 공공과 민간 주택 공급 기능을 모두 충족하는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공 주도 공급과 함께 민간 정비사업 역시 활성화 될 수있도록 정책 지원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공공과 민간의 공급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기본형건축비 80%에서 100%로 한시 상향한 것은 강북권과 비강남권 정비사업에 상대적으로 더 큰 개선효과를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는 포함되지 않아 정비사업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서울 전역과 경기도 15곳은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의 '3중규제'로 묶인 상태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선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다.

매도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현금 청산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이주와 철거 과정이 지연돼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울러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서울 주요 정비사업 단지의 동시다발적인 사업 추진으로 이어질 경우 이주·철거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매와 전셋값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예로 지난해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4·5·8·9·10단지 등 재건축 단지들이 한 해에 이주에 들어가면서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폭등하고 인근 평촌, 인덕원 등으로 전셋값 오름세가 번진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과천시의 지난해 연간 매매가격 상승폭은 20.46%, 전세가격은 8.27%를 기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사업성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서울 핵심지역의 분양가와 기존 주택가격을 추가로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며 "공급 확대가 집값 안정으로 연결되려면 사업 속도뿐 아니라 분양가격과 공공기여, 실수요자 접근성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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