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2015년 폐기물 처리시설 이전 협약
오창읍 후기리에 소각장 신설 추진하자 거부
1심서 청주시 승소…항소심 "신뢰보호 위반"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3일 주식회사 에코비트에너지청원(옛 ESG청원)이 청주시장을 상대로 낸 도시관리계획 결정 입안제안 거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에코비트에너지청원은 2015년 3월 이승훈 전 청주시장 재임 당시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후기리로 소각장과 매립장을 이전하는 내용의 '오창지역환경개선 업무협약'을 시와 맺은 뒤 폐기물 처리 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이 업체가 운영하던 오창과학산업단지 옥산면 남촌리 소재 매립장 일대에 소각시설을 추가로 지으려 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여의치 않자 시와 협약을 맺은 것이다.
협약에는 '청주시장은 폐기물 소각시설과 매립장 이전 사업에 적극 협력한다', '업체는 이전 후 현 부지에 대한 모든 사업권을 포기하고 철수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에코비트에너지청원 측은 이에 소각시설(하루 처리용량 기준 165t), 파·분쇄시설(160t), 건조시설(500t) 등을 짓기로 했는데, 추진 절차에서 이번 분쟁이 불거졌다.
폐기물 처리 시설을 지으려는 이해관계자 등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제26조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제안해야 하는데, 2021년 2월 시에서 업체 측 제안을 거부한 것이다.
시는 소각시설에 대해 "청주시에 이미 전국 소각시설 18%가 밀집된 등 추가 소각시설 신설 필요성이 적다"며 "환경피해와 주민 건강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파·분쇄시설의 경우 앞서 사업계획서 적합 통보를 했지만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한 최대 허가 기간인 3년이 지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업체는 불복해 같은 해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청주시에 소재한 소각시설이 6개에 달해 "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할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청주시 손을 들어줬다.
특히 업체와 시가 지난 2015년 맺었던 협약에 '후기리 일원'으로 폐기물 처리시설을 이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시가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이를 뒤집었다. 청주시에 이미 소각장이 너무 많다는 시의 거부 사유 중 일부는 수긍하면서도, 시가 협약에 따른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양측의 협약은 주로 청주시장의 요구와 압박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업체의 소각시설과 매립장 이전사업에 적극 협력한다는 공적 견해표명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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