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 미세조류 스피루리나, AI가 기후변화 맞춰 키운다

기사등록 2026/08/13 09:34:33

UNIST 임한권 교수팀, 인공지능기술 개발

빛, 온도 등 5개 배양 조건 자동 조절 강화

[울산=뉴시스]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기반 스피루리나 배양 제어 구조와 평가 지역. (사진=울산과학기술원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기온과 일사량 등 지역·계절별 기후 변화에 맞춰 고단백 미세조류 스피루리나의 배양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시뮬레이션 결과 기존 방식보다 수확 시점을 앞당기면서 에너지 사용량은 줄이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탄소중립대학원 임한권 교수팀이 인도네시아대학교(University of Indonesia) 리에즈카 안디카(Riezqa Andika) 교수팀과 함께 다중 에이전트 강화학습 기반의 스피루리나 배양 AI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스피루리나는 단백질 함량이 최대 60%에 이르고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 무기질 등이 풍부한 미세조류다. 농경지가 아닌 배양시설에서도 빠르게 생산할 수 있어 건강식품과 대체 단백질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량을 높이는 동시에 조명과 냉난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 특히 지역과 계절에 따라 기온과 일사량이 크게 달라지는 데다 빛과 온도, 영양분, 이산화탄소, 산성도 등 배양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공급량을 늘리면 스피루리나의 성장이 빨라질 수 있지만 배양액이 산성화되면서 광합성과 생장이 오히려 저해될 수 있다. 인공조명의 세기를 높이는 것도 광합성에는 도움이 되지만 전력 사용량 증가로 이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은 빛과 온도, 영양분, 이산화탄소, 산성도를 각각 담당하는 5개의 AI가 배양 상태와 외부 기후 조건을 분석해 조명 밝기와 냉난방 출력, 각 물질의 투입량을 조절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스피루리나의 생장을 높이는 동시에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팀은 빛과 온도, 산성도, 영양분, 이산화탄소·산소 농도, 스피루리나 양 등 7가지 조건에 따라 배양 상태와 생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계산할 수 있는 가상의 배양 환경을 구축했다. 이후 5개의 AI에 강화학습을 적용해 최적의 배양 조건을 찾아가도록 학습시켰다.

강화학습은 AI가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에 점수를 부여받고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더 나은 의사결정 방식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연구에서는 스피루리나가 많이 자라면서도 에너지 사용량이 적을수록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AI를 학습시켰다.

기존의 자동제어 방식이 온도가 기준보다 낮아지면 히터를 작동시키는 등 미리 정해진 규칙에 따라 조건을 조절한다면 이번 AI 방식은 여러 배양 조건이 서로 영향을 주고 조절 효과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나타나는 복잡한 상황에서도 현재 상태에 맞춰 각 조건의 조절량을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서로 다른 기후를 대표하는 8개 도시의 사계절 기상자료를 입력해 알고리즘의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 제어 방식은 연구에서 설정한 수확 기준에 기존 방식보다 평균 59시간 빠르게 도달했다.

또 건조 스피루리나 1㎏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평균 14% 감소했다. 계절별 기온 변화가 큰 울산에서는 최대 20%, 베이징에서는 21%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흡수량도 평균 78% 증가했다. 투입된 이산화탄소 가운데 실제로 스피루리나에 흡수되는 비율 역시 기존 44%에서 49%로 높아졌다.
[울산=뉴시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 임한권 교수(좌측)와 아흐마드 샤우키 연구원. (사진=UNIST 제공) 2026.08.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1저자인 아흐마드 샤우키(Ahmad Syauqi) 연구원은 "AI를 활용해 미세조류를 더 빠르게 키우는 데서 나아가 기후 조건이 달라져도 에너지는 적게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는 더 많이 흡수하도록 배양 환경을 제어함으로써 생산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높이는 방법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한권 교수는 "현재는 가상환경에서 성능을 확인한 단계인 만큼 앞으로 센서와 제어장치를 갖춘 실제 배양시설에서 기술을 검증해 농수산업 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탄소중립융합원연구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농업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Bioresource Technology'에 6월19일 온라인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gorgeousk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