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차 전체회의에 시정조치안 상정…양사 본사 관계자 직접 출석
구글·애플 측 비공개 의견청취…위원 간 추가 논의 후 의결하기로
류신환 위원, 소속 법무법인 관련 소송 대리 이유로 심의 회피
방미통위는 12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제27차 전체회의를 열고 '앱 마켓사업자의 전기통신사업법 위반행위 시정조치에 관한 건'을 상정했다.
이번 안건의 피심인은 구글과 구글 아시아 퍼시픽, 애플과 앱스토어 관련 사업을 맡는 자회사인 애플 디스트리뷰션 인터내셔널(ADI)이다.
방미통위는 이들이 앱 개발사에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고 앱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했으며, 애플의 경우 국내·외 앱 개발사에 차별적인 기준으로 수수료를 부과했다고 판단했다.
◆구글·애플 본사 관계자 직접 출석…약 3시간40분 비공개 의견청취
이날 회의에서는 방미통위 사무처가 조사 결과와 위법성 판단 등을 위원들에게 공개적으로 보고한 뒤 비공개로 구글과 애플 측 의견청취가 진행됐다.
양사에서는 본사 관계자들이 직접 방미통위를 찾아 각각 자사 입장을 설명했다. 사업자 의견청취는 피심인 요청 등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양사를 상대로 이날 오후 3시께부터 오후 6시40분께까지 약 3시간 40분에 걸쳐 의견청취가 이어졌다.
방미통위는 이날 사업자 의견을 청취한 뒤 곧바로 시정조치안을 의결하지 않고 위원 간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방미통위는 공개회의에서 구글과 애플이 자사 인앱결제와 제3자 결제 이외 다른 결제방식을 사실상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제3자 결제를 허용하면서도 자사 인앱결제 기본 수수료 30%보다 불과 4%포인트 낮은 26%를 부과하고 각종 조건을 붙인 점도 문제로 봤다.
구글의 경우 제3자 결제 이용 시 결제방식별 이용요금 표시를 제한하거나 이용자가 결제 때마다 결제방식을 다시 선택하도록 한 점 등이 지적됐다.
애플은 제3자 결제에는 수수료 감면 프로그램을 적용하지 않고 별도 앱 제출과 반복적인 안내문 표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 인앱결제 이용 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15%의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지만 제3자 결제에는 26%가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도 문제로 지목됐다.
앱 심사 지연도 제재 사유에 포함됐다. 방미통위 조사에서는 구글에서 통상 안내된 심사기간을 넘긴 사례가 1만건 이상 확인됐고, 애플에서도 심사에 48시간을 넘긴 사례가 1658건으로 집계됐다. 방미통위는 심사가 지연됐음에도 구체적인 지연사유와 향후 일정 등이 제대로 안내되지 않은 점을 부당한 심사 지연으로 판단했다.
애플의 국내·외 앱 개발사 간 수수료 차별 행위도 제재 사유에 포함됐다. 애플은 2015년 7월1일부터 2023년 1월27일까지 국외 개발사에는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공급가액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매긴 반면 국내 개발사에는 부가세가 포함된 최종 소비자가격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산정했다.
방미통위는 국내 개발사에도 국외 개발사와 같은 기준을 적용했다면 징수되지 않았을 수수료가 약 149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인앱결제 제재 논의는 이미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2021년 앱 마켓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전기통신사업법을 개정했다. 관련 시행령과 고시는 2022년 3월15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이후 구글과 애플은 국내 앱 마켓에서 제3자 결제를 허용했지만 자사 결제와 큰 차이가 없는 수수료를 매기고 각종 이용조건을 부과하면서 법을 우회한다는 논란이 계속됐다.
방미통위 사무처는 구글과 애플의 특정 결제방식 강제 행위 위반기간을 관련 시행령이 시행된 2022년 3월15일부터 현재까지로 봤다. 즉 과거에 끝난 위반행위를 뒤늦게 제재하는 것이 아니라, 방미통위 판단상 현재도 이어지고 있는 행위에 대한 최종 처분이 수년째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방미통위의 전신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22년 8월16일부터 구글·애플·원스토어를 대상으로 사실조사에 착수했다. 원스토어는 조사 결과 관련 고시에 따른 거래상의 지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돼 최종 제재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후 방통위는 2023년 10월 구글과 애플의 법 위반이 인정된다고 보고 구글 475억원, 애플 205억원 등 최대 680억원의 과징금 부과 방안을 담은 시정조치안을 사전통지했다. 그러나 이후 위원회 파행과 조직 개편 등이 이어지면서 최종 의결은 장기간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관련 매출액 등을 다시 산정하는 과정에서 2025년 3월 구글 420억원·애플 210억원 등 총 630억원 규모의 심의변경안이 마련됐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향후 방미통위 의결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방통위가 폐지되고 방미통위가 출범하면서 해당 안건도 새 위원회로 승계됐다. 올해 방미통위가 정상적인 심의·의결 체제를 갖추면서 장기간 묵혀 있던 인앱결제 제재에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날 역시 최종 결론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류신환 위원 이해충돌 이유로 회피…추가 논의 뒤 최종 처분
한편 이날 심의에서는 류신환 위원이 이해충돌을 이유로 회피를 신청했다.
류 위원은 안건 심의에 앞서 "제 소속 법무법인이 해당 건과 관련된 소송에서 법률대리를 하고 있다"며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따른 회피신청서를 사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류 위원은 이후 인앱결제 안건 심의가 진행되는 동안 회의장에서 이석했다.
방미통위는 구글과 애플의 의견청취까지 마친 만큼 이날 제시된 사업자 측 주장과 사무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원 간 추가 검토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년째 이어진 구글·애플 인앱결제 제재의 최종 과징금 규모와 구체적인 시정명령 내용은 향후 전체회의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안건이 정식 상정되고 양사 본사 관계자에 대한 의견청취까지 이뤄지면서 최종 처분을 위한 막바지 절차에 들어섰지만, 실제 의결은 다시 한번 뒤로 미뤄지게 됐다.
방미통위는 "앱 마켓 사업자인 구글·애플의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부당한 앱 심사 지연, 부당한 수수료 차별(애플만 해당) 등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행위와 관련해 위원회는 사무처의 안건 보고를 받고 피심인 구글·애플의 의견 청취 및 질의응답을 진행했다"며 "구체적인 시정조치 내용은 추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의결로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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