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플랑크연구소와 '네이버 댓글 1억1000만건' 분석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 의심 계정 2만4000개 식별해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은 문화기술대학원 이원재 교수, 전산학부 차미영·오혜연 교수팀이 막스플랑크연구소 토르스텐 홀츠 교수팀과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온라인 댓글 영향력 활동을 자동탐지하고 판단근거까지 제시하는 '설명 가능한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온라인 영향력 공작은 특정 세력이 댓글이나 게시물 등을 조직적으로 확산해 사람들의 인식이나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활동이다. 기존 AI 탐지 기술은 의심계정을 분류하더라도 왜 의심하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키 어려웠다.
개발한 AI는 댓글 내용과 이용자 행동, 계정 간 관계를 단계적으로 분석한다. 이용자명과 작성 지역, 비원어민 표현 등을 통해 외국 연계 의심 단서를 찾고 분노·경멸·혐오 등 도덕적 비난이나 존경·찬양 등의 감정을 분석한 뒤 해당 감정이 어느 대상을 향하는지 파악한다.
특히 AI는 '의심 계정'이라는 결과뿐 아니라 판단 근거가 된 댓글과 이용자명, 작성 지역, 기사 제목 등의 구체적인 문구도 함께 제시한다. 계정의 활동량과 기간, 반복 작성 패턴, 이용자 반응, 기존 확인 계정과의 관계도 분석에 활용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식별한 외국 연계 계정 70개를 출발점으로 이들과 연결되거나 같은 뉴스 기사에 반복적으로 댓글을 작성한 이용자들을 추적해 지난 2006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네이버 뉴스 댓글 1억1265만8554건과 이용자 404만7831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기술로 분석한 결과, 네이버 뉴스 이용자 400만여명 가운데 2만3998개 계정이 기존 확인 계정과 내용·행동·관계 측면에서 일관된 패턴을 보여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이 의심되는 계정으로 식별됐다. 단, 해당 계정이 실제 특정 외국 정부나 기관에 의해 운영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의심 계정들은 특정 국내 정치세력을 일관되게 지지하기보다 한국 내부의 갈등과 대립을 증폭시키는 메시지가 두드러졌다다. 한국 비난 댓글의 평균 '좋아요' 비율은 0.514로 분석된 전략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좋아요'가 '싫어요'보다 많았다.
선거 기간에는 의심 계정의 활동도 증가했다.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 기간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의심 계정은 주당 평균 34.19개로 비선거 기간 22.61개보다 약 51%가 높았다.
연구팀은 외국 연계 영향력 활동을 단순히 어느 정치세력을 지지하는지로만 판단하기보다는 기존 정치적 갈등을 자극해 사회적 불신과 양극화를 확대하는 방식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선거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할 계정이나 메시지를 AI로 선별하고 전문가가 최종 판단하는 '관리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김재홍 박사과정과 김현승 석사과정생(공동 제1저자) 주도한 이번 연구 결과는 컴퓨터 보안 분야 국제학술대회인 ‘USENIX Security Symposium(유즈닉스 시큐리티 심포지엄) 2026)'서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이원재 교수는 "20년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의심 계정들은 외국을 직접 찬양하기보다 한국과 국내 정치인을 비난하며 갈등을 키우는 패턴을 보였다"며 "선거 등 사회적 갈등이 높아지는 시기에 우선 검토해야 할 메시지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혜연 교수는 "AI가 댓글의 표면적 의미를 넘어 갈등을 유발하는 감정과 계정의 조직적 행동 패턴까지 함께 분석했다"면서 "갈수록 교묘해지는 온라인 영향력 활동을 탐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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