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 활용해 암 완치한다"…성균관대·미시간대, 항암제 개발

기사등록 2026/08/10 10:07:30

미생물 대사물질 'DHB' 기반 에멀젼 제형 구현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 시 완치·재발 방지 효과

[서울=뉴시스] 성균관대 및 미시간대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장내 미생물 대사 산물 기반 나노 약물의 면역 치료 원리 모식도. (사진=성균관대 제공) 2026.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시은 인턴 기자 = 장내 미생물의 대사 산물을 활용해 면역세포의 항암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경구형 항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나노 약물'이 등장했다.

10일 성균관대학교에 따르면 의과대학 조영석 교수 연구팀은 미국 미시간대학교 제임스 문(James J. Moon)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해당 약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의료계에서는 체내 면역세포를 깨워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anti-PD-1 등)'에 주목하고 있으나, 이는 환자 중 일부에게만 효과가 나타나며 반응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몸의 면역력을 조절한다는 점에 주목해,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암세포를 잘 공격할 수 있는 천연 미생물 대사 물질인 '3,4-디하이드록시벤조산(DHB)'을 찾아냈다.

실험 결과, DHB는 핵심 면역세포인 'CD8+ T세포'의 생존 스위치를 켜는 것으로 밝혀졌다. T세포를 지치게 만드는 '당 분해 과정'을 억제하고 줄기세포 특성(Stemness)을 유도해, T세포가 오랫동안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원리다.

연구팀은 또한 천연 DHB 물질이 체내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나노기술을 접목해 올리브유 형태의 '먹는 나노 에멀젼(Prodrug 201)' 제형을 설계했다. 개발된 경구용 나노 약물은 몸에 흡수되는 비율인 생체이용률을 14.3배 높였다.

실제로 대장암·흑색종·유방암 등을 앓는 동물 모델에 약을 투여한 결과, 강력한 줄기세포성 T세포는 암세포가 있는 곳으로 대거 이동하며 종양을 줄였다. 아울러 기존 면역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는 암세포 완치 효과와 함께, 재발하지 않는 면역 기억 능력까지 유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영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 몸속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면역력을 키우는지 그 비밀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고, 나노기술을 통해 이를 실제 먹는 약으로 구현한 최초의 사례"라며 "차세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면역항암 치료제 상용화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나노과학 및 의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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