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호황인데 가격이 왜 이래"…삼전닉스 이어 마이크론도 '경고등'

기사등록 2026/08/11 00:35:00

메모리 가격 상승폭, 시장 기대에 못 미쳐

"메모리 호황기 이익 규모 낮아질 수도"

[서울=뉴시스] 마이크론은 지난 6월 10일(현지시간) HBM4 36GB 12단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마이크론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가격 상승폭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둔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인방'이 같은 업황을 공유하는 만큼 마이크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크게 올랐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실적은 제품 가격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부족해지면 가격이 올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반대로 공급이 늘거나 수요가 줄면 수익성이 준다. 메모리 반도체가 사이클 산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문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시장 기대만큼 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약 30% 올랐지만 골드만삭스 예상치인 39%에는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역시 40% 넘게 상승했으나 모닝스타 전망치인 48%를 밑돌았다.

이 같은 흐름은 다음 달 24일 실적을 발표하는 마이크론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마이크론의 D램 가격 상승폭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큰 폭으로 오르고 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상승폭이 투자자에게 중요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제품 가격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 실제 이익도 예상치보다 낮아져 현재 주가의 저평가 매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는 장기 공급 계약이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고객사와 수년 단위로 물량과 단가를 미리 정해두는 장기 계약을 맺고 있다. 이는 업황이 꺾였을 때 실적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지만, 호황기에는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확대를 제한할 수 있다.

마이크론 역시 지난 분기 기준 D램 매출의 20%, 낸드플래시 매출의 약 3분의 1을 장기 계약으로 확보했다.

AI 수요도 변수다. 일각에선 SK하이닉스의 지난 분기 HBM4 출하량이 예상에 못 미친 점을 들어 AI 수요 둔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하반기 HBM4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마이크론을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이번 호황기에 시장 기대만큼 이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틀리풀은 "장기 계약 확대로 메모리 가격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제품 단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 메모리 호황기의 최대 이익 규모는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 계약으로 미래 수요가 앞당겨질 경우 이후 신규 주문이 줄면서 이익 감소세가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