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만원 대신 해외로"…구인난에 발목 잡힌 베트남 제조업

기사등록 2026/08/09 18:31:00
[부온마투엇=신화/뉴시스] 지난 7월 13일 베트남 닥락성 부온마투엇의 한 커피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커피 파우치를 생산하고 있다. 2026.08.07.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베트남 해산물·의류업계가 심각한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매년 10만명이 넘는 청년들이 더 나은 임금을 찾아 해외로 떠나면서 국내 공장들은 일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9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트남 내무부 집계 결과 매년 13만~15만명의 베트남인이 해외 취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해외 체류 노동자는 약 90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본국으로 송금하는 금액만 연간 60억~70억 달러(약 8조~9조원) 규모로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베트남 내 제조업의 심각한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 해산물수출생산자협회(VASEP)가 재무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콩 델타와 호치민시 등 주요 허브에서 노동력 부족이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업계가 임금을 25~30%까지 인상했음에도 구인난은 해소되지 않았다. 베트남 섬유의류협회 역시 최근 당국과의 회의에서 노동력 확보 경쟁이 한계치에 달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베트남 내 지역 간 격차와 해외와의 임금 격차를 지목한다. 주로 빈곤율이 높은 중부 지방 출신 구직자들은 현지에서 월 200~250달러(약 28만원~35만원) 수준의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느니, 일본이나 한국 등 해외로 나가 3~5배에 달하는 소득을 올리는 쪽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 취업이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 내 베트남인을 지원하는 민간단체 등에 따르면, 많은 노동자가 저축과 가족 부양을 꿈꾸고 일본 등으로 향하지만 과도한 채용 브로커 비용과 교육 부채가 발목을 잡는다. 이러한 초기 부채는 노동자들을 과로, 착취 위험에 노출시키며, 세금과 생활비를 제하고 나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분석이 있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정부가 해외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와 시스템을 투명하게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해외 근무가 귀국 후 자동으로 고숙련 고용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문 만큼, 귀국 노동자가 국내 산업에 안착할 수 있도록 공정한 대우와 명확한 경력 경로를 보장하는 근본적인 노동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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