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메타의 스마트안경이 일부에게는 삶을 바꾼 혁신으로, 다른 이들에게는 몰래카메라 공포로 다가오며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700만대 넘게 팔린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안경을 둘러싸고 사용자와 비판자들의 목소리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한 사용자는 스마트안경을 쓴다. AI 기능보다는 내장 카메라 때문에 구입했고,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며 일상을 촬영하는 데 쓴다. 그는 "몰입감 있는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카메라가 눈에 띄지 않아 착용 사실을 알아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정부 청사 행사에서는 녹화 우려로 보안요원에게 제지당한 적이 있다며 "안경을 매우 무서워했다"고 전했다. 케냐의 메타 직원들이 이용자 영상을 훔쳐봤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그는 "밖에서만 촬영해 개인정보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선천적 시각장애를 가진 영국의 한 사용자에게 스마트안경은 편의를 넘어선 존재다. 그는 "정말 큰 변화를 가져다줬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박스나 초인종 카메라에는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며 "프라이버시 논쟁이 커지면 정작 혜택을 보는 우리가 어려워질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스마트안경에 부정적이다. 영국의 한 시민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면 최소한 티가 난다"며 "안경은 카메라를 알아채기가 훨씬 어렵다"고 지적했다. 카페에서 스마트안경을 쓴 사람을 보고 자리를 옮긴 적도 있다고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영국에서는 식당과 펍, 극장 등 공공장소를 중심으로 스마트안경 착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런던 유명 식당 '심슨스 인 더 스트랜드' 등을 운영하는 외식업자 제러미 킹은 녹화 기능이 있는 스마트안경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영국 대형 펍 체인 웨더스푼스도 동의 없는 촬영을 금지하는 기존 규정을 스마트안경에 그대로 적용하기로 했다. 회원제 클럽 소호하우스와 공연장 운영사 ATG시어터스 역시 필요하면 착용자에게 안경을 벗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BBC는 지난 5월 런던의 한 쇼핑몰에서 스마트안경을 쓴 남성에게 촬영당한 여성이 영상 삭제를 요청했으나 오히려 금전을 요구받은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메타는 촬영 중 외부에서 확인 가능한 표시등이 항상 켜지도록 설계했으며, 표시등을 가리면 카메라 기능이 자동으로 꺼진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일부 영국 업장들은 자체 보호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기존 촬영 금지 규정을 스마트안경에도 적용하고 있다. 편의성과 개인정보 보호 사이의 균형은 새로운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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