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이 뿌린 먹이 따라왔나"…日 '토끼섬' 멧돼지, 토끼까지 사냥

기사등록 2026/08/09 17:00:00 최종수정 2026/08/09 17:06:24
[히로시마=AP/뉴시스] 2022년 10월 1일(현지 시간) 일본 히로시마현 다케하라시 오쿠노시마에서 한 관광객이 토끼를 쓰다듬고 있다. 오쿠노시마는 관광객들이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으로 유명한 이른바 '토끼섬'으로, 최근 관광객이 남긴 먹이 등이 섬의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2.10.01.

[서울=뉴시스]장인혜 인턴 기자 = 관광객들이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것으로 유명한 일본 '토끼섬'에서 멧돼지가 살아 있는 토끼를 잡아먹으려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관광객이 남긴 먹이와 지나치게 높은 토끼 개체 밀도가 멧돼지와 토끼의 이례적인 만남을 늘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매체 피플에 따르면, 일본 히로시마현 오쿠노시마에서 진행된 연구를 소개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28일 국제학술지 '생태관광저널'에 게재됐다.

일본 후쿠시마대 연구진은 오쿠노시마에서 멧돼지가 관광객들이 토끼를 위해 남긴 먹이를 먹고, 토끼 사체를 뒤지는 모습을 확인했다. 일부 멧돼지는 살아 있는 토끼를 잡아먹으려는 행동도 보였다.

가네코 교수는 "살아 있는 토끼를 멧돼지가 잡아먹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놀랐다"며 "멧돼지는 동물 사체를 먹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반적으로 살아 있는 먹이를 적극적으로 사냥하는 동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관광객이 남긴 먹이가 멧돼지를 토끼 밀집 지역으로 유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가네코 교수는 "관광객이 남긴 먹이가 토끼가 많이 사는 지역으로 멧돼지를 끌어들이고 있을 수 있다"며 "토끼 개체 수가 많아지면 토끼 사체가 늘고 두 종이 만나는 빈도도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멧돼지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까마귀와 검은 솔개 역시 관광객이 남긴 먹이나 동물 사체를 먹는 모습이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핵심이 멧돼지의 토끼 사냥 자체가 아니라, 야생동물 관광과 먹이 주기가 섬 전체의 생태계에 예상하지 못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가네코 교수는 "섬에서 멧돼지와 토끼, 인간이 얼마나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알게 되어 놀랐다"며 "이처럼 고립된 환경에서는 다른 곳에서 흔히 관찰되지 않는 일들이 섬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먹이 주기와 판매를 관리하고 토끼 개체 수와 식생 변화를 장기적으로 관찰하는 등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토끼섬으로 불리는 오쿠노시마는 야생화한 유럽산 집토끼가 서식하는 곳으로, 관광객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토끼에게 먹이를 주는 관광지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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