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열' '세기의 사나이'…시대의 소용돌이 속 희생 조명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 광복절 공연 실황 중계
영웅 대신 '이름없는 소시민'의 서사를 무대 중심에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일제강점기와 독립운동, 광복의 역사는 창작 공연의 주요 소재로 꾸준히 다뤄져 왔다.
독립운동 영웅의 삶을 재현하는 데 머물렀던 광복의 서사가 달라지고 있다. 광복절을 앞두고 공연계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름난 독립운동가뿐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아낸 평범한 시민과 청춘에게도 무대의 중심을 내어준다.
거대한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살아간 사람들의 선택과 희생을 통해 광복의 의미를 다시 묻는 것이다.
독립운동가 박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뮤지컬 '박열'은 대학로 링크아트센터드림 드림4관에서 다음 달 6일까지 관객을 만난다.
작품은 1923년 관동대지진 이후 조선인 학살과 이를 은폐하기 위해 일본이 박열을 구속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자유를 향한 혁명과 투쟁의 서사를 중심에 두고, 실존 인물인 박열과 가네코 후미코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조선인 아나키스트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국과 비밀 결사단체 불령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한 박열과 그의 아내이자 국적을 넘어 뜻을 함께한 가네코 후미코를 통해 인간의 의지와 삶의 의미에 대해 묻는다.
극단 명작옥수수밭의 연극 '세기의 사나이'는 광복절을 맞아 14~15일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 오른다.
작품은 3·1운동을 계기로 역사의 한복판에 뛰어든 소시민 박덕배의 125년 인생을 그린다.
우연히 민족대표들과 독립선언문을 낭독하고 3·1운동 선봉에 선 박덕배는 일본 경찰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지만, 자신의 죽음이 저승사자의 실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대가로 125년의 삶을 보장받는다.
이후 박덕배는 일제강점기와 광복, 해방 이후의 격동하는 현대사를 관통하며 살아간다.
역사적 영웅이 아닌 평범한 한 사람의 눈을 통해 거대한 역사를 바라보며,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선택과 희생, 용기를 조명한다.
지난해 초연한 뮤지컬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는 광복절 공연 실황 녹화 중계를 이모셔널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한다.
'소란스러운 나의 서림에서'는 1940년 일제강점기와 1980년 독재정권이라는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두 사람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되는 타임워프 뮤지컬이다.
만주로 떠난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아시타 서림'에서 익명으로 연애소설을 쓰며 독립운동에 관여하고 있는 1940년 양희와 시위 중 선배의 죽음을 목격한 뒤 세상과 단절한 채 살아가던 1980년의 대학생 해준이 책을 매개로 40년의 시간을 건너 소통하며 내일을 바꾸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작품은 역사의 한복판을 살아간 이름 없는 청춘들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함께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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