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장기화에 냉감 기능 상품군 급성장
기능성 아웃도어 넘어 일상복·침구·뷰티까지
열 식히고 숙면 돕는 상품 수요도 급증 추세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역대급 폭염이 일상이 되면서 소비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디자인과 가격이 구매를 좌우했다면 올해 여름에는 '얼마나 시원한가'가 새로운 선택 기준으로 떠올랐다. 냉감 기능은 한때 아웃도어 의류의 차별화 요소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일상복과 이너웨어는 물론 화장품과 생활용품까지 확산하며 하나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는 모습이다.
특히 경남 양산의 낮 최고기온이 42.5도를 기록하고 서울과 강릉, 속초 등에서는 밤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초열대야'가 이어지자 소비자들은 체감 온도를 낮춰주거나 숙면을 돕는 제품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8일 컬리에 따르면 지난 7월 이너웨어와 홈웨어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특히 폭염 특보가 이어진 7월 13일부터 31일까지 거래액은 7월 초(1~12일)보다 약 20% 늘었다.
마른파이브의 '인견 롱 슬립', 어나더디의 '냉감소재 쿨소프트 끈 브라탑' 등 냉감 소재를 적용한 이너웨어와 여름용 파자마가 성장을 이끌었다. 폭염이 심해질수록 냉감 기능을 앞세운 홈웨어 수요가 더욱 커진 것이다.
패션 플랫폼에서는 침실까지 냉감 바람이 확산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에서는 지난 7월 냉감이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869% 급증했다. 시어서커 이불은 905%, 냉감 베개는 162%, 여름이불은 87%, 냉감패드는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쿨링 잠옷 거래액도 387% 늘었고 여름 잠옷(34%), 쿨나시(15%), 냉장고 바지(10%) 등도 고르게 성장했다.
29CM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 7월 '시어서커 잠옷'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민소매 잠옷'은 146% 증가했다. 냉감패드와 냉감이불 검색량도 각각 90%, 33% 늘었다. 실제 거래액 역시 냉감이불은 199%, 여름이불은 132%, 여름잠옷은 158% 증가하며 검색이 실제 구매로 이어졌다.
대형마트에서도 냉감 침구 수요가 확인된다. 롯데마트의 7월 여름이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했고, 이마트에서도 지난 7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냉감·차렵·린넨·시어서커 등 여름 침구류 매출이 14.6% 신장했다.
냉감 열풍은 패션을 넘어 뷰티 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기존에는 자외선을 막기 위한 선케어 제품이 여름철 대표 상품이었다면, 올해는 피부 온도를 낮추고 메이크업 지속력을 높여주는 '쿨링 뷰티' 제품이 새로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 7월 메이크업 픽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4% 증가했다. 프라이머 매출도 46% 늘었다. 온라인 검색량에서는 쿨링 노세범 제품이 1870% 증가했고 프렙은 225%, 쿨링 스프레이는 160% 늘어 열을 식혀주는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크게 확대됐다.
카카오스타일에서도 지난 6~7월 쿨링 바디워시 검색량은 직전 두 달보다 298% 증가했다. 쿨링 마스크팩은 261%, 쿨링 샴푸는 155% 늘었다. 선케어 제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클렌징 젤 검색량도 97%, 폼클렌징은 27% 증가하는 등 여름철 피부 관리 수요도 함께 커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킨케어 브랜드 연작도 열 진정 라인 '카밍 앤 컴포팅'의 이달(1~24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최근에는 피부 열감을 빠르게 낮춰주는 '카밍 앤 컴포팅 쿨다운 패드'를 출시하며 여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남성 소비자들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에이블리가 운영하는 남성 플랫폼 4910이 지난 7월 진행한 '맨즈 케어 위크'에서는 클렌징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280% 증가했다. 땀과 피지, 선케어 제품을 깨끗하게 씻어내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냉감 침구와 기능성 잠옷뿐 아니라 숙면 건강기능식품과 릴랙스 용품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CJ올리브영에서는 지난 7월 식물성 멜라토닌과 테아닌이 함유된 숙면 관련 상품 매출이 4월보다 127% 증가했다.
쿨링 마사지기와 아이마스크, 아로마테라피 등을 모은 '올리브베러 잘 쉬기(Relax Well)' 카테고리 매출도 같은 기간 30% 늘었다. 단순히 시원한 제품을 찾는 데서 나아가 숙면과 컨디션 회복까지 고려하는 소비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유통업계는 이제 '냉감'이 계절성 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상품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냉감 의류와 침구, 쿨링 화장품, 숙면용품까지 생활 전반에서 관련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여름 소비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폭염 특수가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가전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입고, 바르고, 덮는 모든 제품에서 냉감 기능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기후 변화로 여름이 길어질수록 냉감 시장도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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