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처럼 뿜어 나오는 구토
비대성 유문협착증 의심해야
신생아는 위와 식도를 연결하는 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먹은 모유나 분유를 게워 내는 일이 흔하다. 하지만 구토가 갈수록 심해지거나 분수처럼 멀리 뿜어져 나올 경우엔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은 위와 십이지장을 연결하는 유문 부위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면서 음식물이 장으로 내려가지 못하는 질환이다. 대부분 출생 직후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가 생후 2~8주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단순히 잘 게우는 정도로 시작해 위식도역류와 혼동되기도 한다. 특히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영유아에게 구토나 탈수 증상이 평소보다 자주 발생할 수 있어 혼동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구토의 횟수와 강도가 점차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수유 후 20~30분이 지나 분수처럼 멀리 뿜어내는 '분출성 구토'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게움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구토에는 담즙이 섞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토한 뒤에도 아기는 계속 배가 고파 다시 먹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발열이나 설사는 동반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구토물에 담즙(초록색)이 섞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시아에서는 출생아 300~900명당 1명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아직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구토는 단순히 영양 공급에 문제가 생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위산을 반복적으로 잃으면서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발생하고, 심하면 대사성 알칼리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칼륨이 부족해지면 심장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따라서 분수토가 반복되거나 소변량이 줄고 처지는 모습이 보인다면 응급실이나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영아 비대성 유문협착증은 응급수술이 필요한 질환은 아니지만,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먼저 교정해야 하는 소아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확진은 분수토 증상이 있을 경우 복부 초음파 검사로 비교적 쉽게 가능하다. 초음파에서 유문근의 두께와 길이를 측정해 진단하는데, 일반적으로 진단기준은 두께는 4㎜이상(미숙아는 3.5㎜) 길이는 16㎜ 이상이나 일부 연구는 30일 미만의 영아의 경우 두께가 3mm만 되어도 진단 가능하다고 밝혔다.
치료는 수술이 원칙이다. 먼저 수액 치료를 통해 탈수와 전해질 이상을 교정한 뒤 소아외과에서 유문근 절개술을 시행한다. 수술은 두꺼워진 근육층만 섬세하게 벌려 음식이 지나갈 통로를 넓혀주는 방식으로, 점막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정교한 기구 조작이 중요하다.
수술 시간은 약 20분 정도이며,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도 활발히 시행돼 흉터가 거의 남지 않고 회복도 빠르다. 대부분 수술 후 수유를 다시 시작할 수 있으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다음 날 퇴원할 정도로 예후가 매우 좋은 질환이다.
심주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외과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는 "신생아는 원래 위식도역류가 흔해 어느 정도 게우는 것은 정상 범위일 수 있다"며 "하지만 먹을 때마다 반복적으로 분수처럼 토하거나, 구토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면 단순한 생리적 역류와는 다를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